[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은 작년에 비해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빙하기를 겪으면서 급감했던 IPO 기업수나 공모금액은 30% 가량 증가했다. 올 상반기 내내 얼어붙었던 IPO시장은 하반기 들어 현대로템 등 대어(大魚)급 기업들이 상장하면서 온기가 감돌았다.
하지만 2011년에 비해서는 IPO시장 규모가 절반에 불과해 자금조달시장으로서의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완연해지고 중량감있는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면서 내년 IPO시장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IPO 기업수 30%늘었지만 2011년 대비로는 반토막=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이달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은 38개로 , 지난해 29개에 비해 31.03% 늘었다. 작년에 비해서는 늘어난 것이지만 2011년 신규상장 기업 73개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수준이다.
신규 상장 기업들의 총 공모자금 규모를 비교하면 IPO 시장의 회복세는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공모금액은 1조2812억원으로 지난해 1조93억원과 비교해 26.94% 늘었다. 하지만 이는 73개 기업이 상장한 2011년 공모액 4조2557억원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IPO에 대표 주관사로 참여한 증권사 숫자도 별로 늘지 않았다. 올해 IPO를 한 곳 이상 주관한 증권사는 14개에 그쳤다. 2011년에 모두 22개 증권사가 IPO를 주관했다가 지난해 13개사로 급감한 이후 증가폭이 미미하다.
4곳 이상 상장을 주관한 증권사는 지난해 3개에서 올해도 4개에 그쳤다. 지난해 4개 기업의 상장을 주관한 우리투자증권은 올해 10개사의 상장을 주관해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평균 주가 상승률에서도 41.04%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해 2건에 불과했던 키움증권은 올해 5건의 IPO를 주선하면서 6개 기업을 상장한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유진투자증권은 주관 상장사는 1개지만 상장 이후 공모가대비 평균주가 상승률은 83.11%로 가장 높았다. 모기업의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동양증권은 올해 한건의 IPO도 주선하지 못했다.
▶내년에는 완연한 회복에 대어급 상장도 속속=한국거래소와 IPO업계에 따르면 내년 공모기업은 60여개, 공모금액은 2조3000억~3조50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특히 굵직한 기업들의 상장이 예상돼 IPO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측된다.
편의점 CU로 잘 알려진 BGF리테일, 동부생명, KT렌탈, 현대로지틱스, 현대오일뱅크, 미래에셋생명 등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중 공모 규모가 1000억원 이상 기업만 서너곳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장기업 중 공모금액이 1000억원을 넘긴 기업은 현대로템이 유일하다.
각 증권사 IPO 관계자들은 최근 숨죽였던 작년과 올해와 달리 내년 IPO시장은 완연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원 키움증권 기업금융2팀 이사는 “내년에도 여러 시장 변수가 있겠지만 IPO를 진행하는 기업수가 절대적으로 늘어나 60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