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IPS·유진테크 등 반등세 대기업 설비투자 ‘선순환’ 기대
지난해 업황 부진에 시달리던 반도체 장비주가 내년부터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경기가 전체적으로 살아나고 대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이뤄지면서 선순환 사이클에 들어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익IPS, 유진테크, 제우스 등 반도체 장비주는 최근 3분기 실적을 발판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우스, 에스티아이, 에스엔유 등 일부 종목은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6일까지 56.32%, 12.89%, 11.94%씩 올랐다.
이는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올 3분기 대기업들의 활발한 설비투자에 힘입어 큰 폭으로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원익IPS는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동기 대비 21%, 45% 증가했고, 에스티아이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71%, 65%, 153%씩 늘었다. 주성엔지니어링, 신성FA, 에스엔유 등은 3분기 전년동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반도체 장비업체들의 호실적은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이 중국 반도체 공장 투자에 나서면서 관련 수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내년부터 반도체 장비주가 본격적으로 상승 사이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사상 최대 규모로 반도체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장비납기일이 대부분 4분기에 몰려 있어 4분기에 전분기 대비 향상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원익IPS에 대해 “최근 삼성전자 V-낸드 시안 공장에 503억원과 268억원,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쑤저우 공장에 245억원을 수주했다”며 “4분기 실적은 매출액 1605억원, 영업이익 271억원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진테크도 2014년에는 SK하이닉스 낸드 투자 확대로 저압화학증기증착(LPCVD) 장비 수주가 올해 대비 약 4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우스는 올해 가파른 실적 턴어라운드를 시현하고 내년에도 실적 개선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됐다.
황세환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제우스는 작년 전방업체들의 투자 부진으로 수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지만, 내년에는 매출액 2413억원, 영업이익 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27%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