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우리나라 기업에서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 임금과 경력사원간 임금 격차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제조업의 경우 신입사원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5년~10년차 185, 15년~20년차 249.5, 20년~30년차는 283.2로, 연차가 높아갈수록 임금 수준이 큰 폭으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신입사원과 경력 사원간 임금 격차가 해외 선진국보다 훨씬 크다.
4일 경영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업들은 연공급 체계에 따라 임금체계가 결정되기 때문에 연차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임금이 늘어나는 구조로 돼 있다. 직무급 체계로 임금이 결정되는 해외 선진국에 비해 국내 기업들의 임금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신입사원 임금을 100으로 봤을때 20년~30년차 임금이 독일의 경우 188, 프랑스 134, 네덜란드 130.7, 스웨덴 113에 불과하다.
제조업 분야에서 경쟁상대인 일본도 5년~10년차 148, 15년~20년차 208.7, 20년~30년차 254.8로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이 ‘정년 연장’을 법제화해 오는 2017년부터는 모든 사업장에서 60세 정년연장을 의무화해 기업들의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 관계자는 “정년 연장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법제화 하기 전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 등의 도입이 선행됐어야 했다”며 “법제화 후 경영계와 노동자가 합의를 통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데는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도 “근로자들의 생산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연공급 임금체계를 유지하면서 정년 연장이 시행될 경우 사업주의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고, 기업들이 자칫 신규 채용을 줄여나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노동계는 임금체계의 개편 없이 정년연장 법이 시행되는 2016년, 2017년이 되면 60세 정년연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