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수 신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취임…“쓰러진 이웃에 스스로 걷는 법 가르쳐주겠다”
여수 망마산 일대에 들어선 문화예술공원 ‘예울마루’는 허동수(GS칼텍스 회장) 신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의 나눔 철학이 깃든 곳이다. 문화예술 공연에서 소외된 전남의 바닷가 변방에서 ‘맘마미아’와 ‘호두까기 인형’, 서울시향과 백건우, 폴포츠의 공연이 울려퍼진다. GS칼텍스가 2007년부터 21만여평 규모의 대지에 총 사업비 1000억원을 들여 지은 예울마루는 이미 지난해 말 누적관객 20만명을 돌파했다. 여수시민(약 30만명) 3명 중 2명이 이곳을 다녀간 셈이다.
허 회장과 GS칼텍스가 1000억원을 현금기부하는 대신 예울마루를 지은 것은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그의 철학과 일맥상통한다. 허 회장의 측근은 “쓰러진 이웃에게 ‘스스로 걷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허 회장의 평소 철학”이라고 밝혔다. GS칼텍스의 어린이 심리정서 지원 사업인 ‘마음톡톡’, 도서학교 원어민 영어교실 및 장학금 지원, 저소득 여성가장 취업교육 지원 등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15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으로 취임한 허 회장은 첫 일성으로 ‘희망’을 말했다. 이날 헤럴드경제와 만난 허 회장은 “소외된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사회가 어려운데 (모금액을) 어떻게 잘 배분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단지 기부금을 모아 소외이웃에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고안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하겠다는 뜻이다.
허 회장은 잇단 ‘모금회 비리’ 사태를 의식한 듯 기부금 모금 자체보다는 투명한 집행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부하는 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서 잘 쓰고, 잘 공개하는 게 도리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2014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목표 모금액은 약 4300억원. 지난해 11월 20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사랑의 온도탑’ 목표액은 3110억원에 달한다. 40여년간 기업인의 길을 걸어온 허 회장은 향후 기업들의 사회공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2006년 GS칼텍스재단을 설립해 매년 100억원씩 총 1000억원의 기금을 출연, 공익사업을 전개해 왔다. 특히 자사 공단이 들어선 여수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대한 기업이익 환원을 도모했다. 허 회장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모아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