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청에 장남 태모씨 사기 피해 주장 진정서 접수돼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미주지역 자문위원과의 통일대화에서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태영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은 장남의 사기 혐의 피소 사건과 관련해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태 사무처장은 2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서 이같이 사과하고 "제 아들이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성실한 자세로 수사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대구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사기 등 혐의로 태영호 처장의 장남 태모씨(32)에 대한 진정서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 A씨는 태씨에게 투자 명목으로 4700만원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마무리한 뒤 지난 24일 피의자의 주소지 관할인 강남경철서로 사건을 이첩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태 씨는 가상자산(코인) 투자 등으로 "돈을 불려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 원에 달하는 돈을 받은 후 변제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태 씨에게 투자금을 주고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은 모두 7명이며, 이 중 피해자 A 씨는 태 씨가 "1억 원으로 상환해주겠다"며 2021년 10월부터 3년 가까이 총 4700만 원가량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태 씨는 일부 피해자들에게 "투자할 때 본인 인증을 위해 신분증이 필요하다"는 등 명목으로 신분증 사진을 받은 뒤 이들의 명의를 도용해 합계 13억 원어치 USDT 코인(테더)을 몰래 대출받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USDT 코인은 달러화와 동일한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 코인으로 다른 가상자산을 거래할 때 일종의 화폐 역할을 한다.

코인을 빌려준 피해자 B 씨는 태 씨가 잠적한 후 다른 피해자들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피해자 3명 모두 자신의 명의로 태 씨가 코인을 대출받은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B 씨는 태 씨를 사기 혐의로 조만간 고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도 태 씨는 모친 오혜선 작가가 운영하는 출판사에서 3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 사무처장은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로 근무하던 2016년 가족을 데리고 한국으로 망명했다.

2018년에 출간한 책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태 처장은 자녀 문제로 탈북을 결심했다고 적었다. 2016년 중국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북한 사건을 계기로 북한은 외교관 자녀 가운데 25세 이상은 북한으로 귀국하라고 명령했는데 장남이 그 대상이었다.

태 처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략공천을 받아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북한이탈주민 최초로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올해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는 지역구를 서울 구로을(국민의힘)로 옮겨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이후 대통령 직속 기관인 민주평통 사무처장에는 올해 7월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