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50년 뒤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3600만명으로, 현재보다 30% 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구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2072년 한국의 고령인구 구성비는 홍콩(58.5%)과 푸에르토리코(50.8%)에 이어 세계 3번째 ‘늙은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심각한 저출생과 고령화를 조망하는 통계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며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인구절벽에 따른 생산성 급감은 한국 경제의 존망을 좌우하는 문제라는 점에서 긴장감을 가지고 긴 호흡의 대처방안 수립에 국가적 역량을 쏟아야 한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올해 81억6000만명에서 2072년 102억2000만명으로, 25.2% 증가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 인구는 올해 5200만명에서 2072년 3600만명으로, 30.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48년 만에 인구가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한국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인구 구성비는 올해 19.2%에서 2072년 47.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생산연령인구(15∼64세) 비율은 올해 70.2%에서 2050년 51.9%, 2072년 45.8%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마디로 ‘50년 뒤엔 노인을 부양해야 할 생산연령인구보다 부양을 받아야 할 고령인구가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는 미래 한국 경제의 위상을 위태롭게 한다. 지난해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2075년 세계 경제 순위’에 따르면, 현재 세계 10위권인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75년 세계 24위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세계 최상위권 경제를 이룰 인구대국과는 비교도 안 되고 필리핀,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등보다 아래다. 심지어 이 자료에서는 한국이나 유럽 등 최근 저출산인 선진국들도 장기적으로 1.75~1.8명으로 출산율이 회복될 것을 가정하고 있다. 한국의 현재 출산율(0.7명 내외)이 유지된다면 성적은 더 나빠질 것이다.

암울한 미래를 바꾸기 위해선 우선 인구정책 컨트톨타워인 인구부를 빨리 출범해 인구구조 변화 속 한국 경제 경쟁력 제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과 함께 감소하는 인구구조 속에서도 산업구조 고도화로 성장을 지속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민을 통해 노동인구의 공백을 메우고 고령층·여성인구 활용으로 ‘생산성 절벽’에 대처해야 한다. 이날 노동연구원과 서울대 미래전략원이 제기한 근로형태 유연화는 고령층과 여성 인구 활용을 높이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