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상 감지 어려운 ‘침묵의 살인자’, 심혈관 질환 경험∙위험인자 보유 시 주의 필요
푸른 양(羊)의 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한 해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움직임이 바빠진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는 것이 ‘건강계획’이다.
특히, 한국인이라면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바로 ‘심혈관 건강관리’다.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은 10년 이상 계속 대한민국 사망원인 2,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심장과 혈관은 각 장기에 산소 및 영양을 전달하는 ‘공급책’이자 생명 유지를 위한 ‘발전소’ 역할을 담당한다. 심혈관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 다른 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은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어느 날 갑자기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하는 ‘침묵의 살인자’라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하루 아침에 찾아온 치명적인 질환으로 건강은 물론, 재난적 의료비로 경제적 위기까지 초래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의 재발, 또는 발병 전 예방이 중요한 이유다.
갑자기 찾아와 치명적인 위협 가하는 ‘침묵의 살인자’ 심혈관 질환 앓았거나 고혈압, 당뇨병 등 위험인자 갖고 있다면 더욱 관리에 주의 기울여야
심혈관 건강 관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대상군에서 필요하다. 첫 번째 심근경색증, 협심증 등 허혈성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뇌출혈, 뇌경색 등 뇌혈관 질환을 앓았던 환자는 재발 방지를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두 번째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사전 예방에 주의를 기울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하지 못한 식이요법, 신체활동 부족, 음주, 고혈압,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비만, 가족력 등을 주요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로 규정하고 있다.
심혈관 건강계획 “S.H.E.E.P” 5계명 – 금연실천, 식사관리, 운동습관, 건강검진, 약물요법, 튼튼하고 깨끗한 혈관을 위한 첫 걸음
심혈관 건강계획이 필요하다면 양의 해를 맞아 ‘S.H.E.E.P’ 5계명을 실천해보자. 5가지 기본수칙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심혈관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그 방법은 질환의 심각성에 비해 간단하고, 치료에 드는 비용에 비해 경제적이다.
첫째, 금연을 실천한다(Stop smoking).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근경색증,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2배 높으며,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심혈관 질환 위험성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둘째, 건강 상태를 자주 체크한다(Have medical checkup). 고혈압, 고혈당, 고콜레스테롤 수치는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다.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관련 수치를 확인하고 이상이 의심되면 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는다.
셋째, 규칙적으로 운동한다(Exercise regularly). 20분 가량의 산책을 통한 신체 활동 증가는 심혈관 질환 위험을 35~55% 가량 감소시킬 수 있다. 단,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등을 겪었다면 심장 기능에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절한 수준에서 운동한다.
넷째, 건강한 음식을 섭취한다(Eat healthy food). 혈압 상승을 방지하려면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하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술은 하루에 한 두잔 이하로 줄인다.
다섯째, 적절한 약물 요법을 실천한다(Practice medicinal therapy). 심혈관 건강관리를 위해 매일 실천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약물요법도 고려할 수 있다. 특히 저용량 아스피린을 하루 1회, 정해진 용법‧용량에 따라 복용하면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 다양한 임상시험과 해외 유수 학회 가이드라인 통해 심혈관 질환 예방 효과 입증
심혈관 질환을 겪었다면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수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불안정형 협심증 환자에 있어서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 및 일과성 허혈발작 위험을 감소시킨다. 심근경색 환자가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비치명적 심근경색 위험이 29%나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뇌경색 환자, 관상동맥 우회술(CABG) 및 경피경관 관상동맥 성형술(PTCA) 시행한 환자에 있어서도 혈전∙색전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수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1988년 미국 FDA로부터 심혈관 질환 2차 예방 효과를 승인 받았다. 현재 전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심혈관 질환 2차 예방제로 승인 받아 처방되고 있다.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다면 의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을 예방 목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은 비치명적 심근경색 23% 감소, 주요 관상동맥질환 18% 감소, 중대한 혈관사건 12%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3년 저용량 아스피린의 효과와 비용적 측면을 고려하여 심혈관 질환 예방 필수 의약품 리스트에 포함시킨 바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의 복합적 심혈관 질환 위험인자를 갖는 환자에서 관상동맥혈전증과 관련하여 유럽 가이드라인, 유럽심장학회(ESC), 미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USPSTF), 미국심장협회(AHA)∙미국심장병학회(ACC), 미국 흉부외과의사 협회(ACCP) 등 해외 유수 학회 및 기관의 가이드라인에서도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국내 대한가정의학회도 심뇌혈관 질환 1차 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대상에 대하여 적절한 예방적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을 권장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순환기내과 고영국 교수는 “저용량 아스피린 요법은 심혈관 관리에 효과적인 솔루션으로, 특히 심혈관 질환의 병력이 있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필수적으로 고려되고 있다”며, “단, 환자의 건강상태,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복용 전에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고, 주치의와 상의 없이 갑자기 복용을 멈추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환자 임의로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