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한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10대 여학생들이 또래 여학생을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3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달 23일 경기 수원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이 소개됐다.
피해 학생 어머니 A씨에 따르면 사건 당일 10대 딸이 울먹이면서 지하철역 앞에 있다며 데리러 오라는 말에 놀라서 곧장 데리러 갔다. 온몸을 떨고 있던 딸의 얼굴은 빨갛게 부풀어 오른 상태였다.
딸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니 폭행당했다고만 말할 뿐 누구에게 맞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사진이라도 찍어 놓자고 했지만 딸은 '찍으면 큰일 난다. 절대 찍으면 안 된다'며 손사래 쳤다.
피해 학생은 다음 날 A씨와 함께 여행을 갔다가 조심스럽게 가해 학생에 대해 털어놨다. A씨는 딸을 때린 여학생의 이름을 듣고 깜짝 놀랐다. 딸과 SNS를 통해 친해진 뒤 1년 넘게 언니, 동생 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사건 당일 가해 학생은 "네가 요즘 나한테 서운한 일 있는 거 알겠는데 너무 애처럼 생각 없이 행동하는 거 같아서 연락한 거야"라며 피해 학생을 밖으로 불러냈다.
피해 학생이 "싸울 생각으로 만나는 거야?"라고 묻자 가해 학생은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라고 답했다. 이에 피해 학생은 "싸울 생각도 있다는 거야? 10~20분 정도 얘기하는 거면 잠깐 만날 수 있어"라고 답했다.
가해 학생이 부른 장소에는 처음 보는 여학생도 함께 있었다. 가해 학생은 건물 주차장으로 데려가 무릎을 꿇리고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발로 걷어찼다. 처음 보는 학생은 이 장면을 촬영하다가 폭행에 합류했다.
당시 촬영된 영상에는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무릎 꿇게 한 뒤 "내 앞에서 죄송하다고 해봐. 신고해 봐. 맞았다고 신고해 봐. 미안한데 자국도 안 남아. X나 살살 쳤어. 멍도 안 남아. 흉터도 안 남아. 어쩔 건데"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어 "하든 말든 알 바 아니고 이런 걸로 (소년원) 들어가겠냐? 신고할 거면 해봐. 어떻게 되나 보게. 네가 나 신고하잖아? 그래서 (소년원) 들어가잖아? 그럼 너 죽이고 들어갈 거야. 어차피 들어갈 거 너 인생 X 되게 하고 들어갈 거야"라고 협박했다.
피해 학생이 신고하지 않겠으니 집에 좀 보내달라고 하자 가해 학생은 "몇 대 맞았다고 집에 가냐. 아직 제대로 시작도 안 했다"며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상이 SNS를 통해 공유되고 가해 학생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가해 학생은 "누가 이거 올렸냐. 누가 욕하든 상관없는데 영상 하나만 보고 왜 난리를 피우냐"며 욕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난 조사받고 처벌받으면 그만이다. 왜 제3자가 아무것도 모르면서 끼어들어서 일을 더 크게 만드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한편 피해 학생은 폭행 사건 이후 경기를 일으키는 등 잠도 잘 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