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25일 오전 7시25분께 경기 화성시 새솔동의 한 도로 위. 어미 오리 한 마리와 새끼 오리 6마리가 차가 달리는 도로 위를 위험천만하게 지나고 있었다.
이내 생명의 위협을 느낀듯 편도 3차로 중 1차로 끝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 광경을 박상호(51) 씨가 봤다. 당시 박 씨는 아파트 관리소에서 밤샘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차를 운행 중이었다.
일단 오리 가족을 지나친 박 씨는 이내 마음이 걸려 차를 돌렸다. 돌아와보니 오리 가족은 2차로까지 와있었고, 쌩쌩 달리는 차들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이들을 피하는 등 위험한 장면이 거듭 연출됐다.
박 씨는 오리 가족 보호를 위해 2차로에서 비상깜빡이를 켠 채 서행 운전, 오리들을 3차로 끝으로 유인했다.
마침 인도 위를 걷던 시민이 있었다. 도움을 청해 오리 가족을 인도 위로 올려보내는 데도 성공했다.
턱이 높아 올라가지 못하는 새끼 5마리는 손으로 올려보냈고, 나머지 한 마리는 도로 끝 경계석이 낮은 곳으로 유인해 무리에 합류시키는 식이었다.
박 씨는 "힘들다고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고 했다.
박 씨는 "어미가 본능적으로 향하는 곳으로 오리 가족을 유인했고, 숲 쪽으로 가는 것까지 확인했다"며 "일면식도 없는 제 요청에 흔쾌히 나서서 도움 주신 시민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