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의 여론 지지율이 31.7%라는 내용이 나왔다. 얼마만인지 참으로 다행스럽다”, “지역에 가면 피부로 느껴지는 지지율은 10%대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년 총선 참패다”

최근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보면 각기 다른 정당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똑같이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진단이지만 간극의 차가 딱 ‘30% 대(對)10%’ 수준이다.

한 방송사 여론조사 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이 31.7%로 집계됐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반신반의 하면서도 당 지도부 이하 당직자들은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 초 통합신당의 초기 반짝효과로 30%대 지지율을 찍은 적은 있지만, 지난 1년 내내 10~20%대를 왔다갔다 하는 수준에 비하면 비약적인 상승이다.

0116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6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위해 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기위해 회의장에 들어오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이에 당에서는 “여론조사는 기본적으로 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지지도가 잘 잡히지 않는다. 그럼에도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31.7%가 나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더 높다고 볼 수도 있다”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사실상 ‘40%대 지지율’로 새누리당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농담 섞인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당의 이면을 보면 벌써부터 30%라는 지지율에 안착이라도 한 듯 착각하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지난해 재보선 참패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당은 여전히 비상체제인데다 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는 이렇다할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당대표 후보 3명 중 2명은 출마를 발표하기도 전에 당 여기저기서 불출마를 종용받을 정도로 반대에 부딪혔다. 대형 정치이벤트로 당 지지율 상승을 이끄는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실망섞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0116 새정치민주 국정자문회의3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정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이길동기자,gdlee@heraldcorp.com

갤럽의 13~15일 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23%로 새누리당(43%)의 여전히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12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쏟아졌음에도 리얼미터 조사결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율은 12일 22.7%에서 13일 22.2%로 되려 내려갔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당 중심에서 30% 지지율에 젖어있는 것을 보면 ‘구름 위를 걷고 있다’, ‘신기루에 갇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당을 살리기 위해 각계 주역들로 뭉친 국정자문위원회의 쓴소리를 새길 필요가 있다.

자문위는 1차 회의 때 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실패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이 국민에게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더 국민을 답답하게 만든다”, “너무 진영논리에 갇혀 있다”, “시대를 앞서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마인드를 갖고 있다”, “하는 척 하는 정당이다”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