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890억원 흑자전환으로 적자탈출
회복세 지속 여부 관심…TV용 OLED가 관건
올해 IT기기·차량용 OLED 수요 증가에 기대
아이패드에 OLED 첫 탑재…수익성 개선 기여
〈그 회사 어때?〉 세상에는 기업이 참 많습니다. 다들 무얼 하는 회사일까요. 쪼개지고 합쳐지고 간판을 새로 다는 회사도 계속 생겨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도, 수년을 하던 사업을 접기도 합니다. 다이내믹한 기업의 산업 이야기를 현장 취재,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쉽게 전달해드립니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2년 가까이 암흑기를 보낸 LG디스플레이의 적자 탈출이 가시화하고 있다.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정철동 사장 취임 이후 체질개선에 나선 LG디스플레이가 반등을 이어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4분기 영업이익은 891억원으로 전망된다.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이 기간 누적된 적자 규모만 4조7000억원이 넘는다.
LG디스플레이가 주력하고 있는 TV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비롯해 IT업계 전반에 걸친 수요 위축으로 지난해 부진이 지속됐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최대 수요처인 유럽을 중심으로 대형 OLED의 출하량이 감소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누적 기준 TV용 OLED 패널 글로벌 출하량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고, LG디스플레이의 경우 34.7% 줄었다.
그러나 작년 4분기 아이폰15 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LG디스플레이는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마련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 모델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회복세가 지속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증권업계는 올해 1분기 LG디스플레이가 다시 32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도 1854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이 진행 중인 만큼 실적 정상화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LCD 대비 OLED의 원재료 및 부품 가격이 비싼 만큼 OLED로의 전환 과정에서 투입되는 운영비 증가가 불가피하다.
특히 새해에도 TV용 OLED 시장의 회복 여부를 두고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024년 OLED TV 예상 출하량은 전체 TV 시장의 약 2.7%에 그쳐 아직까지 OLED 채택률이 저조하다. 초대형 LCD TV 신제품도 계속 나오고 있어 OLED TV가 LCD TV를 넘어서기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대신 스마트폰을 비롯해 태블릿PC,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중소형 IT용 OLED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점은 호재로 꼽힌다. 특히 애플이 아이폰에 이어 태블릿 PC인 아이패드 프로에도 OLED 패널을 채택하기로 하면서 시장은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출시 예정인 아이패드 프로의 OLED 적용을 시작으로 2025~2026년 아이패드 일반 모델에서 2026~2027년 맥북, 아이패드, 아이폰 폴더블 등 애플 전체 제품 라인업으로 OLED 적용 모델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T용과 더불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차량용 OLED 패널 사업의 성장 역시 올해 LG디스플레이의 반등을 이끌 핵심 신사업으로 꼽힌다.
앞서 유상증자를 통해 1조3579억원의 자금을 조달하기로 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IT용 OLED 신규투자에 1038억원, 모바일용 소형 OLED 확장투자에 952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차량용 OLED 패널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서도 1033억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비중 축소도 과제다. LG디스플레이는 2022년 12월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을 중단했다. 작년 12월에는 LCD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일 공시한 증권신고서를 통해 "현재 중국 광저우 LCD 공장의 가동률을 축소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LCD 패널 시장 업황 및 글로벌 경기 상황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광저우 LCD 공장의 운용 전략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대형 OLED 부진이 지속돼 LG디스플레이의 전체 OLED 사업 이익구조가 안정화하기까지 시일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중소형 OLED 패널 공급 확대와 대형 OLED 고정비 부담완화로 점진적 이익 안정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