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서 다른 사람 짐 운반 알고보니 마약 엄중처벌…동남아선 카잭킹 등 조심
최근 중국의 한 공항에서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고 짐을 날라주던 한국인 14명이 마약 밀수혐의로 무더기 구속된 사건을 계기로 겨울철 해외 휴양지로 나가는 여행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최근 6개월새 한국인 마약사범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는 등 해외 주요국들은 외국인에 대해서도 자국법에 따라 엄격한 법 집행을 강행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해외 여행을 다닐때 가장 주의 해야 할 것은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고 짐을 운반해주지 않는 것이다. 최근 국제 마약 거래 조직들은 해외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중량이 초과 됐으니 짐을 좀 부탁한다”며 접근해 몰래 마약이 든 짐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
운반 도중 적발되도 조직원 외의 사람들만 처벌될 뿐 자신들은 안전하고, 적발되지 않으면 성공적으로 마약 밀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영화 ‘집으로 가는길’에서도 다룬 이 수법으로 실제 구속되거나 처벌받는 한국인들이 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필리핀에서는 야간 비행후 도착한 곳에서 나타나 봉고차를 태워준다는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장준오 IOM이민정책연구원 원장(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필리핀의 경우 야간에 도착하는 비행기를 타고 오는 골프관광객을 노린 ‘카잭킹’이 많은 편이다”며 한국어를 쓰며 접근하는 사람들을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의 경우 오토바이를 이용한 날치기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암파이역 쇼핑몰에 있는 한국은행 주변에는 “‘한국인 기러기 엄마들은 등록금 낼 때 암팡지역 은행에서 현금을 잔뜩 찾아 나오는 좋은 먹잇감이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상황이다.
장 박사팀등이 지난 2013년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를 방문해 베트남 교민 715명, 말레이시아 교민 460명등 총 1175명을 대상으로 범죄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범죄피해를 당한 바 있다’고 답한 교민은 베트남 250명, 말레이시아 132명 등 총 382명이나 됐다. 범죄피해율은 32.5%로 교민 3명중 1명은 범죄를 경험했다고 답한 셈이다.
장 박사는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인들을 보고 ‘봉’이라 표현한다. 한국인들은 고가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어 주된 범죄 대상이 된다. 소매치기를 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퍽치기(뒤에서 때려 기절시킨 뒤 물건을 훔치는 것)’를 하는데 여자들같은 경우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며 “범죄피해 교육을 할때 강도를 만나면 순순히 돈을 주라고 조언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베트남의 경우 사회주의 국가로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이 엄해 살인, 납치등 강력범죄는 많지 않지만 날치기등 생계형 범죄는 하루 한 건 이상 일어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치민 시에 있는 한국국적 은행 주변에서는 현금을 인출해 나오는 한국인들을 노린 날치기 범죄가 기승을 부렸다. 또 연말까지 자신의 빚을 다 갚아야 새해 복을 받는다는 풍습 때문에 한해 빚을 몰아 갚느라 돈이 부족한 사람들이 날치기에 나선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태국의 경우 도박과 내기 게임 등으로 유인하여 사기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 태국관광청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싸얌 스퀘어, 싸얌 파라곤등 대형 쇼핑센터나 방콕의 유명 관광지에 이같은 도박 사기꾼이 많다”며 “이들은 일반 관광객들과 같이 보이므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마약류에 대한 외국의 처벌은 엄격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중국은 1㎏ 이상의 아편이나 50g이상의 필로폰·헤로인을 밀수ㆍ판매ㆍ운수ㆍ제조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도록 형법에 규정하고 있다.
동아시아 지역도 처벌이 강해 싱가포르의 경우 필로폰 250g 이상을 소지ㆍ밀매ㆍ밀수한 경우 사형에 처하게 돼 있으며 외국정부의 감형 요청도 잘 받아주지 않는다. 필리핀도 필로폰 50g이상을 소지ㆍ밀반입한 경우 최대 사형 및 50만~1000만페소(1180만원~2억3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김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