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통일연구원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육성 연설한 2015년 신년사의 핵심 특징으로 대내외 위기의식을 반영함과 동시에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대남 선전공세를 강화했다는 점을 꼽았다.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센터는 이날 배포한 ‘2015 북한 신년사 분석’ 자료에서 먼저 최근 몇 년간 대표 슬로건을 내걸고 곧바로 경제정책을 제시하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대표 슬로건 다음에 ‘정치사상강국’과 ‘국방력 강화’를 앞세웠다며 내용 배열상 위치가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통일연구원은 “이는 인권문제, 영화 ‘인터뷰’ 문제 등을 북한 당국이 심각하게 생각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방력 강화’가 내용상 앞자리에 오고 분량이 증가한 것과 관련, “지난해 유엔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은 4차 핵실험 거행, ‘억제력의 무제한 강화’ 등을 협박했다”며 “올해 북한의 군사태세가 강화될 것을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또 ‘정치사상 강국’ 내용에 ‘당의 전투력 강화’, ‘사상사업 공세적 벌이기’, ‘반계급 교양’, ‘애국 충정’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사상통제를 비롯 내부 통제가 강력해 질 것을 예견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대남 선전공세를 강화하면서도 대화여지는 남겼다고 분석했다.
올해 북한 신년사의 대외․대남 부분 분량은 2013년도 12.6장에 비해 18장으로 1.5배 증가했고, 군사훈련 중단과 사상과 제도를 절대시하는 체제대결 중단을 비롯해 제도통일 추구 중단, 6․15와 10․4선언 준수 등 기존 입장을 이례적으로 장황히 나열한 뒤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 강화를 제시했다.
통일연구원은 김 제1위원장이 “분위기와 환경이 마련되는 데 따라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남북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선 “‘분위기와 환경의 마련’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며 “북한으로서는 한국에 이러한 제안을 툭 던져보는 것이 해로울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또 “북한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남북관계에 대해 장황히 언급한 것은 기본적으로 관계개선을 탐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대화와 협상, 교류와 접촉의 활성화,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 고위급접촉 재개, 최고위급 회담 등의 단어를 사용했는데 최근 우리측 대화재개 용의 시그널에 대한 화답으로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