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작년말 세종시로 이전해 세종시대 원년을 맞은 임환수 국세청장이 ‘산중수복(山重水複)’과 ‘균공애민(均貢愛民)’이라는 한자성어로 현재의 어려운 세수 상황과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제시해 화제다.

경기부진으로 세수가 어려운 상황을 ‘갈길은 먼데 산과 물이 겹겹이 쌓여 있어 매우 어려운 국면’을 이르는 산중수복에 비유하고, 올해 세무행정의 원칙으로 ‘세금을 고르게 함으로써 백성을 위한다’는 균공애민의 방침을 제시한 것이다.

임환수 국세청장의 ‘산중수복’ 상황론과 ‘균공애민’ 정책론

임 청장은 2일 세종청사에 열린 시무식에서 “최근의 세정여건은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세수부족이 지속되는 가운데 탈세와 불복이 더욱 지능화ㆍ전문화되고 있는 산중수복(山重水複)의 형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장 중심으로 재설계된 조직체계와 차세대 국세행정시스템을 기반으로 우리 모두의 지혜와 마음을 모은다면 ‘세입예산 확보’라는 국세청 본연의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수 확보는 국세청에 떨어진 쉽지 않은 과제다.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작년보다 5.7% 늘어난 376조원으로 잡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3%대 초~중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는 유가 하락과 러시아 모라토리엄, 유럽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질 경우 3%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때문에 올해 세수 상황이 ‘산중수복’의 입장에 처했다는 임 청장의 말이 과장이 아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수목표를 채우기 위해 국세청이 무리하게 나설 경우 기업과 국민의 불편과 불만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임 청장은 이와 관련, 올해 세무행정의 방향에 대해 “국민 모두가 세금을 고르게 부담하는 ‘공평한 세정’을 더욱 확고히 다져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민과 소상공인 등 경제적 취약계층에게는 세정지원을 한층 더 강화”하고 “올해부터 자영업자까지 확대 시행되는 근로장려금 업무를 빠르게 정착시켜 서민의 삶을 보듬는 역할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국세청 직원들에 대해서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국세인으로서 ‘균공애민(均貢愛民)’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국민 모두의 가슴에 와 닿을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줄 것”을 강조했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세수를 증대해야 하는 국세청의 입장에서 과연 ‘공균애민’을 실천해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