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2020년 서울 도심 대형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폭력조직 '수노아파' 조직원 수십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신준호 부장검사)는 29일 조직원 9명 구속기소와 30명 불구속기소를 골자로 하는 '수노아파 하얏트호텔 난동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수노아파는 지난 1980년대 전남 목포에 거점을 두고 결성된 폭력단체다. 조직원만 약 120명에 이르는 대규모 폭력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에 따르면, 윤모(51)씨 등 수노아파 조직원 12명은 지난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 3박4일간 머무르면서 이 호텔을 운영하는 KH그룹의 배상윤(57) 회장과 면담을 요구하고 직원들을 위협한 혐의(폭력행위처벌법상 단체 등 구성·활동)를 받는다.
호텔 식당에서 공연 중이던 밴드와 손님들에게 욕설하며 공연을 강제로 중단시키고 직원들의 만류에도 온몸의 문신을 드러낸 채 사우나를 이용하거나 단체로 활보하며 불안감을 조성한 혐의(업무방해)도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이들은 배 회장이 운영하는 사모펀드에 투자했다가 돈을 잃은 한 부두목급 인사의 사주를 받아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자기 조직의 이익을 위해 다수 시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지난해 2월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수노아파가 운영하는 유흥주점, 합숙소 2곳을 압수수색 하는 등 대대적인 추가 수사를 벌였다.
지난 13일에는 난동 사건의 주요 피의자 10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 7명의 신병을 확보하기도 했다. 다만 주범인 윤씨는 증거인멸이나 도망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을 면했다.
아울러 추가 수사를 통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수노아파에 가입해 행동대원으로 활동한 이모(23)씨 등 신규조직원 27명도 적발, A씨 등과 함께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주요 범행 가담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구속수사로 수노아파는 사실상 와해 수준으로 해체됐다"며 "수사 과정에서 국제마피아파, 텍사스파 등 폭력조직이 전국에서 활동 중이며 상호 연대를 강화하는 실태를 파악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