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오후 1시 이전에 하루 섭취 열량의 80%를 섭취하는 간헐적 단식이 체중 증가를 막고 혈당 변동을 개선해, 당뇨병 전단계 또는 비만한 사람들이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하루 섭취열량의 대부분을 이른 시간에 섭취하면, 혈당이 상승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대사 건강이 개선된다는 것으로 주목된다.
미국 뉴욕대 랑곤 헬스 조앤 브루노 박사팀은 15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내분비학회 연례 회의(ENDO 2023)에서 당뇨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식사 시간과 열량 조절 실험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병 전단계 및 비만한 참가자 10명에게 2주간 오후 1시 전에 하루 열량의 80%를 섭취하고 다음 날까지 16시간 동안 먹지 않는 '이른 시간 제한 식사 '(eTRF) 패턴과 오후 4시 이후에 하루 열량의 50%를 섭취하는 일반적인 식사 패턴을 따르게 한 뒤, 심혈관 대사 건강과 혈당 등을 관찰했다.
이전 연구들은 이런 형태의 간헐적 단식이 심혈관 대사와 혈당 수치를 개선할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런 효과가 식사 시간에 따른 것인지 또는 체중 감량이나 단식 전략에 의한 것인지 등은 명확하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처음 7일간은 무작위로 eTRF 그룹 또는 일반적인 식사 패턴 그룹에 배치됐고 이후 7일간은 서로 다른 식사 패턴을 따랐다.
연구팀은 이 실험에서 체중 증감의 영향을 배제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체중 유지에 필요한 열량만 충족하는 음식을 제공했으며, 참가자들은 연구 기간 내내 포도당(혈당) 측정 장치를 착용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일반적인 식사 패턴을 따를 때보다 eTRF 패턴을 따를 때 혈당 수치 변화의 폭이 작아지고 혈당 수치가 이상 범위(140㎎/dL 초과)에 머무는 시간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참가자들의 체중은 식사 패턴과 관계 없이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공동연구자인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 호세 알레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하루 섭취 열량의 대부분을 이른 시간에 섭취하면 혈당이 상승하는 시간이 줄어들어 대사 건강이 개선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브루노 박사는 "이 연구는 간헐적 단식의 일종인 eTRF가 체중 감소와 무관하게 혈당과 염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첫 연구"라며 "eTRF가 당뇨병 전단계 또는 비만한 사람들이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제2형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유용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