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호주 방문 취소에 비난 목소리

호주 前 외교 “미국 예측 불가…쿼드 실패” 비난
[AFP]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호주 방문을 보류하고 그 여파로 시드니에서 열릴 예정이던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 협의체) 정상회의가 전격 취소되자 봅 카 전 호주 외교장관이 호주의 대미 일변도 외교정책에 대해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호주 집권 노동당의 원로 정치인 카 전 장관은 18일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호주가 (미국에 대해) 지나치게 순응하고 자기주장을 못 하는 고객 국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호주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국익을 충분하게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카 전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호주 방문과 쿼드 회의가 전격 취소된 것을 두고 미국의 행태가 점점 예측이 힘들어지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허약하고 인지력이 감퇴한 대통령을 대신해 불안정한 해리스 부통령이 행사에 참석하는 바이든 집권 2기를 대비하라”는 경고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카 전 장관은 쿼드에 대해서도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호주는 미국의 권고에 따라 쿼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과도한 투자를 했다”면서 “그러나 쿼드는 아시아에 백신을 공급하겠다는 약속조차 지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2012년 당시 줄리아 길라드 총리의 호주 노동당 정부에서 외교장관을 지낸 카 전 장관은 시드니기술공대(UTS)의 호주중국관계연구소(ACRI)를 이끄는 등 대표적인 호주의 친중 외교를 주도한 인물이다.

카 전 장관의 비판에 대해 호주 외교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호주의 멋진 친구이며 미국이 세계와 지역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양국 간의 우정에 감사한다”며 즉각 반박했다.

안보 싱크탱크인 전략분석오스트레일리아(SAA)의 피터 제닝스 소장도 “쿼드 4국 사이에 백신 개발과 핵심 광물질까지 모든 부문에서 광범한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카 전 장관의 주장을 비판했다.

그는 “호주의 외교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사람들은 결국 중국에 유화적이기를 원한다”면서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민주국가보다 중국과 협력하는 게 낫다는 주장은 경악스러울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