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의 한 스포츠 콘셉트 술집이 문을 연지 8개월 만에 100만달러(약 13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관심이 쏠리고 있다.
28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43세의 제니 응우옌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문을 연 ‘스포츠 브라(The Sports Bra)’라는 술집은 지난해 개장한지 8개월만에 94만40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하기 그지 없는 바가 대박 매출을 올린 비결은 이 술집이 오로지 여성 운동경기만 틀어 준다는 것이다. CNBC는 술집 내 설치된 TV에서 여성 스포츠만 보여주는 미국 최초의 스포츠바라고 전했다.
응우옌이 여성 스포츠 전용바를 떠올린 건 지난 2018년 NCAA 여자농구 챔피언십을 보러 친구들과 바를 전전할 때였다. 농구팬이라는 응우옌은 워싱턴주의 한 대학 농구팀에서 선수로 활동했다.
그는 “자리가 남아 도는 바를 찾아 가야했으며 그마저도 소리가 나오지 않는 가장 작은 TV로만 여자 농구 경기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응우옌은 “여성 스포츠 팬으로서 여성들의 경기를 보여주는 공공장소를 찾기 어렵다는 걸 알았다”며 “여성 스포츠 전용바는 세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남성 스포츠에 돈이 몰리고 관심도 큰 탓에 응우옌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성공할지 확인하지 못했다. CNBC는 모든 TV 스포츠 중계 방송에서 여성 경기는 불과 5%에 그친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응우옌의 모험은 큰 성공을 했다. 응우옌은 “세상이 여성 스포츠를 전용으로 보여주는 바를 원할 줄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일반적인 기존의 스포츠바에서 환영 받지 못했던 여성 스포츠 팬들은 응우옌의 바로 몰렸고 유대감을 나눴다.
응우옌은 술집을 내기 위해 4만달러의 대출을 받았으며 자금 모집 사이트를 통해 지난해 2월 4만8000달러를 조달했다. 곧 응우옌의 술집 콘셉과 아이디어에 많은 관심이 쏠리면서 30일만에 모인 돈은 1만5000달러를 넘었다. WNBA 스타들이 응우옌을 지지하고 함께 여성 스포츠를 보며 응원하는 것을 즐기기 위해 술집을 찾았다.
응우옌의 성공 소식은 빠르게 퍼졌고 인근 시애틀에도 비슷한 콘셉트의 바가 문을 열었다. 응우옌은 다른 도시에서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