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첫 상견례 예정
공개발언, 민생 법안 협치 강조
비공개 전환, 정치 현안 논의할 듯
이재명 측 “공식적인 파트너 생긴 셈”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만난다. 김 대표가 지난 8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에 선출된 후 일주일 만에 여야 대표의 회동이 이뤄진 것이다.
회동 장소는 민주당 대표실이다. 김 대표가 이 대표를 예방하는 형식이다. 김 대표가 예방 의사를 전달하고 이 대표가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4일 MBC라디오에서 "(김 대표께서) 추진을 하셨고 제안을 하셨다"면서 "(김 대표가) 새로 당선이 됐으니까 그쪽을 예방하는 형식으로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선 직후에도 이 대표와의 회동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당대표 당선 직후 "가능하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이재명 대표를 포함한 여러 야당 지도부를 찾아뵙고 의견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공식적인 회담의 성격은 ‘첫 상견례’다. 복잡한 정치 현안보다는 앞으로 잘해보자는 인사 자리다. 10분 정도 양당 대표의 공개 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될 전망이다. 보통 당 대표의 첫 상견례의 경우 공개와 비공개 합쳐 30분 정도 걸린다.
김 대표와 이 대표는 공개될 모두 발언을 통해 시급한 민생문제 해결에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여야의 정쟁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여야가 한 목소리로 외쳐온 것이 ‘민생’이다. 여야의 ‘공통 공약’부터 처리하는데 힘을 모으자는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이 대표께서 민생 챙기기에 협조하겠다는 큰 틀의 방향성을 공감해줘서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일 잘하고 민생 잘 챙기는 것은 먼저 하자'는 말씀을 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여야 각각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주요 입법과제에 대해 언급할 수도 있다. 국가재정법 개정안,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여야 합의 처리를 위해서는 의견 조율이 필요한 쟁점 법안이 많다. 양당 대표가 만난 만큼 향후 실무단위의 협의 과정에서 여야의 합의 가능성에 길을 터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야의 경쟁이 ‘정치적 네거티브’보다는 ‘정책적 포지티브’를 지향하자는 취지와도 연결된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김 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잘하기 경쟁’으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구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민생경제 위기와 평화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함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비공개 부분에서는 서로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 윤석열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입법 조치를 위해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민주당은 영수 회담 등을 포함해 정부와 국회 사이의 가교 역할을 여당이 해주길 바란다. 여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내고 정상적인 지도부를 꾸리면서 여야 지도부간 소통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이 대표측 관계자는 “그간 여당쪽에서 지도부가 구성되지 않아 (야당에서)민생 얘기를 할 때 공허한 메아리와도 같은 느낌이었다”며 “이제는 여당에 정식 지도부가 구성됐으니 (주요 현안을)이야기할 공식적인 상대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