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생생뉴스] 박근혜 대통령과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일 청와대에서‘희망과 변화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주제로 열린 정부 신년인사회 자리에서 넉달 만에 얼굴을 마주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해 9월16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3자 회동 당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함께 정국 현안을 논의한 적이 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약 넉달 만의 만남이었지만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각자 인사말에서 ‘뼈있는’말을 내놓았다.
박 대통령은 “정부가 아무리 바쁜 걸음으로 달려가려고 해도 국회든 지자체든 어느 한 곳이라도 속도를 늦추거나 멈춰버리면 모두가 한 걸음도 전진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이 자리에 계신 분 모두가 국민의 삶과 국민의 행복을 책임지고 가야 하는 막대한 임무가 있으신 분들”이라며“정부와 함께 국민께 희망을 주고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갈 공동의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꼭 집어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경제활성화나 일자리 창출 등 민생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 발목을 잡지 말라는 야권을 향한 간접적인 메시지였다.
지난 한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 공세를 이어갔던 김 대표는 자신의 차례가 오자 A4용지에 미리 준비한 인사말을 작심한 듯 읽어내려갔다.
김 대표는“돌아보면 2013년 한해는 여러가지로 힘든 한해였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으로 민주주의가 상처받고 사회·경제적 양극화 심화로 민생이 고단했다. 정치는 실종된 한 해였다”고 지적하며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지난 대선과 관련된 의혹들은 모두 특검에 맡겨 정리하고 경제는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하는 동시에 경제민주화 후퇴논란을 빚는 정부의 경제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김 대표는 이처럼 인사말을 통해 박 대통령과 ‘덕담 아닌 덕담 신경전’을 벌였지만 행사가 시작되기 전 다른 참석자들과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 대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귀한 걸음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환영하자 “별 말씀을… 고맙다”고 화답했고, 헤드테이블에 앉은 뒤 각 부처 장관들이 다가와 인사를 건네자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웃으며 악수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 취임한 뒤 청와대에 처음 오셨다”라고 취재진이 관심을 보인데 대해선“내가 처음오고 그러는게 화제가 돼서는 안 된다. 내가 오는 게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답했다.
하지만“여론조사에 안철수 신당이 민주당의 지지율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는 질문에는“꼭 그렇지만도 않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한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인사말에서“지금 갈등도 많고 분열도 많은데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통합이 이뤄지면서 그 바탕에서 튼튼한 안보 그리고 경제, 결국은 국민행복으로 연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정치가 국민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한 해가 돼서 아직도 냉랭한 서민경제가 따뜻하게 되길 바라고,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넘쳐서 각자가 보람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저희는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다짐을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