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中 측에 항의…“국민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

“中미사일 5발 일본 EEZ에 낙하…4발은 대만 상공 넘은 듯”
중국 인민해방군(PLA)이 4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하기 위해 훈련 중 미사일을 쏘고 있다. [신화]

[헤럴드경제=유혜정 기자] 중국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훈련 중 쏜 미사일 일부가 일본이 설정한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쪽에 떨어졌다고 교도통신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중국이 4일 발사한 것으로 대만 측이 파악한 탄도미사일 11발 가운데 5발이 자국 EEZ 안쪽에 낙하했다며 중국 측에 항의했다.

공영방송 NHK는 중국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이 설정한 EEZ 안쪽에 낙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기시 노부오 방위상은 중국 탄도미사일이 일본이 규정한 EEZ 안쪽에 떨어진 것에 대해 “(일본의) 안전보장,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중대한 문제다.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특히 5발 가운데 4발은 대만 본섬 상공을 넘은 것으로 보인다고 방위성은 설명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쏜 미사일이 대만 상공을 지나 대만 동부 해역에 떨어졌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일본 측의 분석에 의하면 그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에서 약 110㎞ 거리에 있는 섬인 오키나와현 요나구니지마에서는 현지 어업협동조합이 어민들에게 중국의 군사 훈련 구역을 알리는 자료를 배포하고 주의를 당부하는 등 일본은 중국의 훈련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6개 구역을 설정해 진행하는 ‘중요 군사 훈련 및 실탄사격’ 첫날인 4일 대만의 동서남북 사방에 장거리포와 미사일을 쏟아 부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강하게 반발했으며 이번 훈련은 이에 대응하는 성격으로 풀이된다.

오키나와 소재 미군 가데나기지에는 평소 이 기지를 근거지로 하지 않은 KC135 공중급유기 22기가 배치된 것이 2일 오후 일본 방위 당국에 확인되기도 했다.

다수의 공중급유기가 동시에 기지에 집결하는 것은 이례적이며 이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한 중국이 돌발 행동에 나설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대응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