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차기 당대표 선거(전당대회)에 문재인 의원의 출마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 것으로 관측된다. 출마 발표 시점은 오는 12월 중순께, 비대위원직 사퇴와 함께 있을 전망이다. 당대표가 될 경우 ‘계파해체 선언’ 및 당대표의 최강 권한인 공천권을 행사치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문 의원은 20일 낮 여의도 중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싱크탱크 출범’ 시점에 대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출범을 논의하기는 적절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대 이후로 미루냐’는 질의에 대해선 고개를 끄덕거렸다. 문 의원은 당초 내년 1월께 자체 싱크탱크를 꾸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이었다. 그러나 전대 일정을 고려해 싱크탱크 출범을 미룬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의원에 대한 이날 간담회 질의는 석달여 앞으로 다가온 전대(2015년 2월 8일) 출마 여부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문 의원은 “당권 대권 분리 얘기가 나오는데 지금 워낙 다음 대선이 까마득하게 멀리 남았다”며 “그런 생각(당-대권 분리)에는 저에 대한 염려나 저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분당론’, ‘신당론’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호남 민심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당이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비판을 받고 있고 그런 점은 어딜가나 차이가 없는 것이다”며 “특별히 호남 민심이 어려워진 이유가 친노에 있기 때문에 친노는 (전당대회에서) 배제해야 한다거나 그렇게 한다고는 생각 안한다”고 말했다. 최근 비노계 측에서 ‘문재인이 당대표가 되면 호남을 거점으로 한 신당을 만들거나 분당해야 한다’는 주장이 느는 것에 대해 명확히 ‘친노가 원인이 아니다’는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호남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문 의원은 “지금 상황은 2012년도 후보 경선을 앞둔 시기의 상황과 비슷한 일종의 데자뷰 느낌을 받는다. 언론에서 제가 나설 것이라고 기정사실화 해주신 덕분에 그런 전제 하에 그러면 제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 이런 저런 견제가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2012년) 후보 경선 때 다 겪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 당시 문 의원은 손학규 고문 등과 경쟁했고, 문 의원과의 경쟁 구도에 있던 측은 ‘표의 확장성’ 등을 문제 삼으며 ‘문재인 필패론’을 강조하기도 했었다.

그는 또 “그게(분당-신당론) 당원 동지들의 바닥 민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임져야 할 사람에 대한 비판은 어딜 가나 똑같다고 생각한다. 지금 호남 민심은 우리 당의 전반에 대해 꾸짖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대표가 될 경우 공천권을 ‘쥐락펴락’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그는 “공천에 대해 대표가 개입해서 좌지우지 주물럭거릴 수 있는 것이 없어진다면. 또는 당의 유력 인사가 나눠먹기식 합의가 없어진다면 굳이 계파를 만들 필요도 없고 의원이나 정치인들이 유력자들의 뒤에 줄서서 계파를 따라다닐 필요도 없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당대표의 가장 강한 권한인 공천권을 행사치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인 방법으론 “적어도 총선 1년 전에는 공천에 관한 룰이 완전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누구나 예측 가능하게끔, 폭넓은 공감대를 받는 의견이 잘 모이지 않을까 그렇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그의 발언에 ‘거의 출마 선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문 의원은 “나 뿐만 아니라 이번 전대에 나서는 분들은 그런 방향으로 의지를 천명하고 공략하고 그런 전대가 저절로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흐름 자체가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당의 변화나 혁신 바라지 않고선, 지지를 얻기 힘들다”고 밝혔다.

문 의원은 ‘당대표 선거 출마 시점’에 대해서도 “결심을 한다면 당연히 (박지원-정세균 등과) 의논을 드리고 해야 할 걸로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분의 결정을 먼저 보고 출마 발표를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은 아니다”며 “때가 되면 할 건데 비대위가 전당대회의 중요 사항을 논의하는 시기로 본다. 시점상으론 12월 중순 정도고 적어도 그 전에는 (출마를) 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