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텔레그램 통해 연설 영상 게시

“대통령·두 아이 아빠로서 맹세코 생화학 무기 없다”

[영상] 젤렌스키 “우크라 탈화학화?…러, 이젠 생화학공격 준비하나” [나우,어스]
[젤렌스키 텔레그램]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자국 영토 내에서 생화학 무기를 개발 중이란 러시아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나섰다. 외려 이런 러시아 측의 주장이 화학탄 공격에 앞서 명분을 쌓기 위한 것이라고 반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연설 영상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화학 공격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만약 화학탄 공격을 실제로 하게 된다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제재와 비난의 화살을 맞게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생화학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에 대해 “러시아의 계획을 알고 싶다면 러시아가 무엇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보면 된다”면서 “이제는 우크라이나를 ‘탈(脫)화학화’할 목표를 세웠나? 암모니아와 인 등 유독성 물질로 우리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비꼬았다.

앞서 러시아 외교부는 6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군사적 목적의 생물학 프로그램을 진행한 흔적을 지우려 했다는 증거를 러시아군이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각지의 연구소에서 미 국방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페스트와 탄저병 등의 연구가 진행됐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은 8일 미 상원에 출석해 “실제 우크라이나에서 생물무기가 쓰인다면 진짜 배후는 러시아일 것”이라며 “자신들 스스로 하려고 계획해 놓고선 다른 이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이 러시아의 전통적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는 적법 국가에서 적법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이자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맹세코 화학 무기나 대량 살상 무기를 개발한 적이 없다”며 “이건 온 세상이 다 알고, 심지어 러시아조차 잘 알고 있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이틀간 10만명의 민간인들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도움을 받고 안전 지대로 대피했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는 도시들에 식량과 의약품 등 중요 구호 물품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