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연확장? 타협가능한 선이 있다”
“득보다는 실 크다…전략적 아쉬워”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이언주 전 의원은 21일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알려진 신지예 씨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직속인 새시대준비위원회에 합류한 데 대해 "이수정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과는 차원이 다른 강성 페미니스트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당이 이런 페미니즘조차 수용하겠다는 뜻인가"라고 했다.
이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신 씨 개인을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이번 영입은 득보다 실이 많을 듯"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무리 외연 확장이 필요해도 타협가능한 선이 있다"며 "자칫 선을 넘으면 우리 정체성마저 헷갈려 유권자들에게 '저 당은 대체 뭐하자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본래 우리를 지지하던 사람들마저 떠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최근 20·30세대에선 다른 세대와 달리 이념보다 젠더 갈등이 더 심하다고 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며 "이런 젠더 갈등의 한복판에 있는 분을 굳이 영입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우리 당의 핵심 지지층 중 20·30은 다수가 그런 페미니즘을 반대하고 있다"며 "특히 신 씨는 이준석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라, 가뜩이나 당내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좋지 않은 메시지를 줄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이 전 의원은 "혹자는 신 씨의 영입으로 젊은 여성층의 지지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겠지만 이 또한 의문"이라며 "신 씨에게 그만한 팬덤도 없고, 페미니스트를 한 명 영입한다고 페미니스트들이 지지할 리도 만무하며, 어차피 우리가 페미니즘으로 갈 게 아닌 한 그들은 진보 정당이나 소수 정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페미니즘이 보편적 여성인권운동 차원을 넘어 여성우월주의, 여성의 세력·특권화로 흐르는 경향을 보이며 많은 젊은 남성들이 반감을 갖고 있는 반면 젊은 여성들 또한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또 "이런저런 이유로 신 씨 영입은 득보다 실이 큰, 참으로 전략적 고민이 아쉬운 선택"이라며 "신 씨를 활용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부적절한 행실을 비판하겠다는 생각도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 비판을 통해 여성 표를 갖고오는데 굳이 신 씨가 아니면 안 되는 것도 아닌데, 자칫 그간 이대남들에 공들인 이 후보 웃을 일만 만드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