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학 외국인 유학생 수 전년比 15% ↓
中 유학생 5만5233명 줄어…2000~2001학년도 이후 최대폭
퓨리서치센터 “미중 갈등 따른 비자제한 등 영향”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 수가 전년 대비 두자리 수 비율로 급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 영향도 컸지만,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 심화로 인한 중국인 유학생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게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 국제교육연구소(IIE)가 최근 발표한 '오픈도어 연례보고서'에서 2020~2021학년도 미국 대학 내 외국인 유학생 수는 91만4095명으로 전년(107만5496명) 대비 15% 감소했다.
해당 감소율은 1948~1949학년도부터 집계를 시작한 이후 72년 만에 최대폭이다.
외국인 유학생 수 100만명대 선도 2015~2016학년도 이후 5년 만에 무너졌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 수의 34.7%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 수가 크가 줄어든 것이 이 같은 추세를 이끌었다.
2020~2021학년도 중국인 유학생 수는 31만7299명으로 전년(37만2532명) 대비 5만5233명(14.8%)이나 줄었다. 2000~2001학년도 이후 가장 큰 폭의 전년 대비 유학생 수 감소다.
같은 해 인도인 유학생 수도 16만7582명으로 전년(19만3124명) 대비 2만5542명(13.2%) 줄며 감소폭 2위를 기록했고, 한국인 유학생 수도 3만9491명으로 전년(4만9809명) 대비 1만318명(20.7%)이나 감소하며 뒤를 이었다.
중국인 유학생의 급감 현상 뒤에는 미중 양국 간의 긴장이 고조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월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55%가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을 제한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 밖에도 지난 9월 AP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시행한 기술 유출 방지 정책에 따라 최근 중국인 유학생 500여명이 무더기로 비자를 취소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국경 폐쇄, 항공편 취소 등이 전반적인 외국인 유학생 감소세의 요인”이라면서도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의 최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의 감소 현상 뒤에는 미중 갈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어 “중국 학생들에 대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특정 분야에 대한 공부를 제한하거나 비자를 취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이 미국 유학을 준비하던 중국인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쳤다”며 “미 컬럼비아 대학 총장을 비롯해 대학 관계자들은 미중 간 긴장 고조가 중국 내 최고 인재를 미국으로 모으는 미국 대학의 능력을 손상시키고 있다고 우려도 제기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