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金 ‘원톱’ 선대위 전략
제도 통폐합, 50%이하 기본소득 보장
金, ‘악연’ 安보다 김동연과 소통할 듯
尹 도운 중진 일부는 입지 약화 전망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총괄 선대위원장으로 올 것이 유력해지면서 김 전 위원장 원톱 체제 가동도 초읽기에 돌입했다. 김 전 위원장은 대선의 핵심 의제로 ‘김종인표 기본소득’ 도입 등 ‘빈곤과의 전쟁’, 양극화 해소 등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대선용 슬로건도 고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 전 위원장이 오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선대위는 제3지대 주자 중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보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연대·단일화를 논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17일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위원장은 핵심 대선 공약으로 김종인표 기본소득을 내걸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표 공약인 전(全)국민 대상 기본소득에 대한 ‘맞불’ 성격이 강하다. 김 전 위원장의 안은 기존의 현금지원 제도를 통폐합해 중위소득 50% 이하 계층에 기본적 소득수준을 보장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8월 김 전 위원장 체제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시행에 필요한 예산은 21조원, 소득지원 대상은 약 610만명으로 추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빵을 먹을 자유’를 거론한 후 통합당의 새로운 기본정책 첫 장에 기본소득을 명시키도 했다. 김 전 위원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김 전 위원장의 기본소득은 ‘이재명표 기본소득’보다 훨씬 현실성이 있어 국민의 시선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기본소득은 물론,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핀셋’ 정책 등 빈곤과의 전쟁을 위한 여러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내 약자와의 동행(약동) 위원회의 권한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이 위원회를 직속으로 맡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약동 위원회는 김 전 위원장 주도로 지난해 8월에 꾸려진 위원회다. 사회·경제적 약자를 일으킬 수 있는 사회안전망 대책 등을 논의하던 조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외연확장을 위한 전초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와 함께 ‘못살겠다 갈아보자(21대 총선)’, ‘진취적인 정당(통합당 비대위)’에 이어 새로운 슬로건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의 ‘그립’이 있는 국민의힘 선대위는 연대·단일화 상대를 김 전 부총리로 둘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월 대선 도전장을 낸 김 전 부총리는 김 전 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김 전 부총리의 신당 ‘새로운물결(가칭)’ 발기인 대회에 참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를 예로 들며 “대한민국 정치의 큰 변화를 가져올 계기”라고 호평했다. 김 전 부총리는 지난 15일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김 전 위원장은 정치계의 테슬라”라고 화답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과 안 대표는 악연으로 얽혀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지지율)4~5%를 받는데 무엇을 기대하고 (대선)완주를 하겠느냐”고 저격했다. 안 대표는 이에 “저는 대선 후보 대 대선 후보로 싸우는 것으로, 다른 선대위원장이나 선대본부장과 싸우는 게 아니다”라며 김 전 위원장을 깎아내렸다.
국민의힘 선대위 내 중진 의원들의 입지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좌우를 넘나드는 정치 행보를 한 김 전 위원장은 당내 중진들과 자주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를 돕는 일부 중진들을 ‘파리떼’로 지목하고 일선 후퇴를 요구키도 했다. 이원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