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라트비아 재봉쇄 돌입
영국 일일 확진자 5만명 넘어가
‘위드 코로나’ 국가 중심으로 확산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는 ‘위드 코로나’ 대신 재봉쇄에 들어갔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인 라트비아가 봉쇄를 택했다. 또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 불가리아, 폴란드 등도 최다 확진자 또는 사망자 수를 기록하면서 봉쇄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일 1028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러시아는 28일부터 내달 7일까지 열흘 간 봉쇄에 들어간다. 이 기간에 모든 학교, 상점, 기관, 기업, 그리고 사업장 모두 문을 닫는다. 학교는 방학에, 사업장은 휴무에 돌입한다.
전문가는 러시아의 저조한 백신 접종률이 대유행을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 인구의 30%만이 백신 접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10만명 당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수가 1406명에 달하는 라트비아는 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한달간 재봉쇄와 야간 통행 금지에 들어갔다.
라트비아도 백신 접종률이 낮다. 인구 중 57%가 백신 접종을 받았는데, 이는 유럽연합(EU) 평균인 74%를 밑돈다. 아르투르스 크리스야니스 카린스 라트비아 총리는 “국가 의료 시스템이 위험에 처해 있다”며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은 백신 접종을 받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인구 4분의 1만이 백신을 접종한 불가리아도 백신 접종 증명서를 의무화해 실내 공공장소 출입에 제한을 걸었다.
일일 확진자가 5000명이 넘어간 폴란드는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아담 니에지엘스키 폴란드 보건장관은 “감염자 추세를 지켜보다가 과감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유럽 국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영국에서는 하루 5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국은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지 않고, 백신 접종 증명서 시행도 거부했다.
봉쇄조치를 완화했던 다른 국가에서도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벨기에는 3일간 확진자 수가 40% 급등하자 마스크 착용 권고와 재택근무를 확대했다. 네덜란드는 지난 2주간 일일 확진자 수가 2배 늘어났으며, 독일은 한주간 확진자 수가 40% 급등했다.
반면 백신 접종 증명서 지참을 의무화한 프랑스는 확진자 수가 17% 증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주 유럽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7% 증가했다. 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확진자가 확산한 지역이다.
유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