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러시아서 ‘갤럭시Z플립3’ 팔지 마?”
삼성전자가 러시아에서 ‘갤럭시Z플립3’ 등을 포함한 신형 스마트폰을 팔 수 없게 될 위기에 처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탑재된 삼성페이가 스위스 업체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여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이날 삼성전자에 61개 스마트폰 모델을 수입·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앞서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지난 7월 스위스 업체 ‘스크윈 SA’가 삼성전자 러시아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당시 스크윈SA는 자사 모바일 결제 서비스기술을 삼성전자가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며 삼성페이 기능을 탑재한 삼성전자 제품의 러시아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7월 판결에서 모스크바 중재법원 측이 수입·판매 금지품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자 스크윈SA가 항소를 제기한 데 따른 결과다. 모스크바 중재법원은 특허번호를 인용하며 삼성전자가 러시아에서 61개 삼성 모델을 판매할 수 없다고 나열했다. 이 가운데는 신형 갤럭시Z폴드3 및 갤럭시Z플립3는 물론 ‘갤럭시J5’ 같은 저가 스마트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1위 수성에 비상이 걸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러시아 스마트폰시장은 독일의 2배에 이르는 규모다. 인구도 세계 9위에 달한다. 삼성전자로선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다.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샤오미와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는 시장이다. 현지 언론 스푸트니크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올해 1~5월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샤오미의 점유율은 31.2%,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9.8%로 집계됐다.
다만 아직 판결이 발효된 것은 아니다. 한 달 이내에 항소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판결도 상소했다.
한편 삼성페이가 러시아에 출시된 것은 지난 2016년 일이다. 올해 기준 삼성페이의 러시아 점유율은 구글페이, 러시아페이에 이어 3위다. 각각 32%, 30%, 17%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