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포스트 박근혜’ 찾기에 골몰하는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일부와 ‘문재인 대항마’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새정치연합 비노(비노무현) 진영이 ‘반기문 카드’가 띄우기에 여념 없는 모양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좌장인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3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최근 1위를 차지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측근들이 반 총장의 야권 대선후보 출마 문제를 타진했다고 주장했다.

권 고문은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회고록 ‘순명’ 출판기념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와서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으면 쓰겠다(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하기에 ‘반 총장을 존경한다, 그만한 훌륭한 분이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권 고문은 “우리가 (반 총장을) 영입을 해 경선을 시켜야 한다”라고 말했고, ‘당내 다른 대선 후보들과 경선을 해야한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물론이다. 그것이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답변했다.

권 고문은 이달초 새정치연합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반 총장을 차기 야권의 대선주자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구당구국’ 모임을 주도하며 친노 진영과 각을 세우고 있는 정대철 상임고문도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반 총장이 여권 또는 야권 후보로 대선에 나설 가능성이 모두 있다”며 ‘반기문 띄우기’에 가세했다.

한편 새누리당에선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 총장에 대한 추대론이 이미 형성된 분위기다. 친박계인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경쟁력강화 포럼에서 “반기문 총장은 절대 야당 성향이 아니다. 당내 정권재창출을 할 수 있는 인사가 있다면 바람직하겠지만 대안으로 반 총장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치열한 경선을 해야 할 입장이라면 반 총장을 영입할 수 없다”며 ‘추대론’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