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복지’ 선두주자 이재명과 손 잡고

‘선별복지 상징’ 오세훈 깨는 ‘노림수’

李 입장서도 지지율 반등 계기 등 기대

박영선 ‘최대 지원군’ 된 이재명…공약 받고 손맞잡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내 인재근 의원 사무실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서울시민 1인당 10만원 재난위로금 지급’ 공약을 내건 박영선 후보가 이 분야 담론의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손을 맞잡았다. 둘의 만남은 여권 지지율 1위 대권주자의 서울시장 선거 ‘측면 지원’ 효과를 넘어 정반대의 복지철학을 가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맞춤형 노림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는 전날 박 후보와 이 지사가 국회에서 만나 커피를 들고 산책한 ‘깜짝 회동’의 분위기 반전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캠프 한 관계자(수도권 초선의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세훈 후보가 보편복지를 부정하는 상징처럼 돼있다보니 이 지사와 박 후보의 만남이 주는 시너지가 있을 것 같다”며 “오 후보와 차별성이 뚜렷한 박 후보의 복지정책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지사는 전날 박 후보에게 “다른 지방정부도 같이했으면 좋겠다 했는데 정책 방향(전 시민 재난위로금 공약)을 그렇게 정한다 하시니 정말 반가웠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고, 박 후보는 “소상공인 매출 빅데이터를 점검하다 보니 서울은 유난히 속도가 늦고 (전 도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경기도를 보니 좀 괜찮더라”고 공약 배경을 설명하며 동시에 이 지사 정책 효과를 치켜세웠다.

만약 보편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복지 논쟁’이 선거전 전면에 부각되기만 한다면 10년 전 보편적 무상급식에 반대하다 시장직 사퇴에 이른 오 후보의 ‘아픈 곳’은 다시 도드라질 수 있다. 박 후보는 이 지사의 보편 재난지원금 벤치마킹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까지 얹은 상태다.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대권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이 지사 입장에서도 박 후보의 재난위로금 공약은 ‘이재명표’ 정책의 주목도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재명계 의원들은 이미 박 후보 캠프에 직간접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한 이재명계 의원은 “보편 재난지원금을 매개로 한 박 후보와 이 지사의 연결은 윈-윈”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LH 사태’ 이후 매섭게 퍼지는 정권심판론 파도 앞에서 보편 재난위로금 정책이 큰 효과를 거두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오 후보는 “선별 지급을 해야한다”는 식으로 논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박 후보 공약을 ‘돈봉투 선거’, ‘매표행위’로 규정하면서 복지철학 논쟁과 거리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