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자 중 첫 ‘모두 찬성’ 통과

“워싱턴 정가 드문 초당적 합의”

美상원, USTR 대표 인준 만장일치...“타이, 노벨상 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낙점한 캐서린 타이(46·사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지명자가 상원 인준 표결 절차를 만장일치로 통과했다.

1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찬성 98대 반대 0으로 타이 지명자 인준안을 가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차관(급) 지명자가 가운데 상원이 반대 한 명 없이 찬성한 사람은 타이 후보자가 처음이고 유일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심하게 분열된 워싱턴 정가에서 드문 초당적 합의”라고 했다.

USTR 대표는 장관급이며, 타이 지명자는 이 자리를 맡는 첫 유색인종 여성이 됐다. 부모가 대만 출신 이민자다.

협상 실력파여서 만장일치가 가능했다는 평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협정으로 개정하는 지리한 과정에 관여했던 그는 멕시코가 노동권을 이행토록 하는 창의적 접근법을 고안했다. USMCA를 마뜩찮게 봤던 민주당을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 계기였다.

리처드 닐 하원 세입위원장은 이 협상이 끝날 때 타이 지명자에게 “노벨 경제학상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타이 지명자는 하원의 조세무역위원회 민주당 수석 무역고문, 세입위원회 무역변호사로 활동했다. 주로 의회에서 다년간 경력을 쌓았고, USTR에서 일하며 2019년 마그네슘 등의 수출 제한을 둘러싼 중국과 무역분쟁을 해결한 경험도 있다.

여가시간엔 조각 그림 맞추기를 즐기는 걸로 알려진 그는 절제된 행동을 하는 걸로 평가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USTR 대표가 가혹한 협상 스타일을 보인 것과 다르다고 WP는 적었다.

USTR 출신으로 로펌 아놀드 앤 포터의 선임고문인 클레어 리드는 “그(타이)는 중국과 직접 협상한 이점이 있다”며 “중국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미국이 중국 제품에 매기는 현 관세 문제 처리 방향이 주목된다. 타이 지명자는 인준 청문회 뒤 내놓은 상원 질의에 대한 서면답변서에서 “관세는 중국의 관행에 적절하게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추구할 구체적인 무역정책을 공개하진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 강화를 추진하면서 현존하는 관세와 무역협상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WP는 타이 지명자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 사이에서 정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측근들은 기업을 위한 해외 시장 개방보다 근로자에게 더 높은 임금을 주는 쪽으로 무역정책 재조정을 요구한다면서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