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0월 2만9000여명 이용

KB·신한 낮아...당국 “기준 정비”

은행별로 ‘금리인하요구권’ 적용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국회 정부위원회 소속 윤두현 의원(국민의 힘)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 금리 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는 총 2만9118명이었다. 금리인하요구권으로 아낀 이자액은 모두 256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인하 적용 시점의 대출 잔액에 대해 인하된 금리로 1년간 대출을 이용할 것을 전제로 추정한 금액이다.

다만 이 기간 은행별로 금리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는 큰 차이가 났다. NH농협은행이 9334명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은행은 1932명에 그쳐 이보다 7000여명이 더 적었다. 신한은행 7063명, KB국민은행 5912명, 우리은행 4877명 등이었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수용건수/신청건수)의 차이도 컸다. NH농협은행이 96.4%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 72.7%이 뒤를 이었다. 혜택 고객수가 가장 적었던 하나은행은 절반 가량인 53.2%를 차지했고, KB국민은행 46.7%, 신한은행 43.2%이 수용률이 가장 적었다.

이 같은 차이는 신청건수 통계 집계 기준이 은행마다 서로 달랐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KB국민·신한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모든 사람을 적용해 수용률을 계산하면서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뒤 서류 접수까지 완료한 사람을 신청 건수로 쳤고, NH농협·우리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한 사람 중에서 아예 신청 대상 요건에 맞지 않는 사람 등을 모두 가려냈다. 금리인하권은 2019년 6월 법제화됐는데, 금융당국은 뒤늦게 은행별 신청건수를 통일하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

당국이 기준 통일에 소홀했다는 지적 뿐 아니라, 주요 시중은행들이 여전히 고객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안내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경우는 2019년 3분기부터 분기마다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변경된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알림을 모바일 앱 ‘푸시’로 보내는 등 훨씬 적극적인 안내를 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신청해 이자액 인하 혜택을 받은 고객 수는 작년 한 해 9만명으로 5대 시중은행을 합친 인원을 크게 웃돌았다. 작년에 9만명이 아낀 이자액은 총 30억원으로 나타났다. 박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