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원내대표에 건의…“투기 고리 끊어야”
‘매머드급’ 선대위 출범…전 장관·현역의원 다수 참여
野 단일화에 ‘양자 대결 땐 열세’ 우려 여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더불어민주당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관련 특검 수사를 건의했다.
박 후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어제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투기 의심사례가 추가로 확인됐다. 참담하다. 그래도 시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며 "김태년 원내대표에게 특검을 정식으로 건의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공직을 이용한 부당이득은 반드시 몰수하고 과거부터 우리사회 관행처럼 이어온 투기의 고리는 이번 기회에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며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 그리고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BBK 진실 규명과 금산분리법·전관예우금지법 관철 등을 언급, "저 박영선은 공정한 사회를 위해 온갖 구태와 기득권에 맞서 최전선에서 전쟁을 치러온 사람"이라며 "이번 선거는 투기와 불공정의 고리를 끊는 선거다. 서울시에서 투기라는 두 글자가 다시는 들리지 않도록 제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를 정식 출범하며 본격적인 본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장관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매머드급’ 선대위를 갖췄다.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비롯해 우상호, 노웅래, 김영주 민주당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됐다.
16개 특별위원회로 꾸려진 선대본에는 민주당 현역 의원이 대거 참여했고, 정책자문단에는 조명래 전 환경부 장관과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정경두 전국방부 장관,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이 참여했다. 현역 의원에 더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시절 인연을 맺었던 장관급 인사들이 캠프에 참여하며 정치권에서는 “대선주자급 선대위”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선대위 출범을 시작으로 박 후보는 야권 후보와의 양자 대결 준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당장 야권에서 국민의힘 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단일화 협상에 진전을 보이며 범여권 단일후보인 박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의 양자 대결 가능성은 더 커졌다.
박 후보는 선대위 출범식에서 “혁신은 대전환에서 시작되고 완성된다. 혁신은 아이들 밥그릇에 차별을 두려다 실패한 낡은 경험으로 이룰 수 없다. 새정치 한다며 10년간 이집 저집 방황하던 뿌리 없는 철학에서 혁신을 기대할 수 없다”고 두 야권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박 후보의 본선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강하다. 이미 주요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열세라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가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여당 소속 의원들로 번지며 선거 전망도 더 어두워졌다.
박 후보 캠프 관계자는 “야권 후보가 단일화를 하더라도 선거 판세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애초 야권 후보 단일화는 예상됐던 일이다. 두 야권 후보 모두 시민들이 먼저 자질과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우리는 선거 승리를 위해 계속 노력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