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실적 호황에도 초과이익배분금(PS) 늘지 않자 불만
[헤럴드경제]SK하이닉스에서 2020년분 초과이익배분금(PS)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연봉 반납'을 선언한 데 이어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구성원 달래기에 나섰으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2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석희 사장은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PS 지급 공지 후 여러분이 느낀 불만에 대해 가슴이 아프다”며 “충분히 미리 소통하지 못하고 PS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현재 SK하이닉스 내부에서 제기되는 불만의 핵심은 지난해 경영 실적이 매우 좋았음에도 실적이 좋지 못했던 전년과 수령하는 액수가 같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SK하이닉스의 PS는 전년 실적이 목표 이익을 초과 달성했을 때 주는 성과급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초에는 PS를 지급하지 않고, 대신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미래 성장 특별 기여금'을 줬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비대면 수요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4% 증가한 5조원을 달성하는 등 실적이 매우 좋았다. 그런데 지난해 PS가 연봉의 20%(기본급의 400%)로 2019년분 특별 기여금과 같게 책정되자 직원들은 “실적이 개선한 만큼 PS가 나오지 않는다”며 책정 기준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석희 사장은 이날 공지에서 지난해분 PS를 연봉 20%로 책정한 이유에 대해 “실적은 개선했지만 PS의 산정 기준인 'EVA'(Economic Value Added·경제적 부가가치)를 고려하면 불가피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 5조원에서 법인세 등을 제한 금액의 20%를 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EVA는 매년 달라지며 선제 투자 확대로 인해 당장 EVA가 양호하게 나오기는 어렵다”며 “구성원들께서 2019년분 특별 기여금과 지난해분 PS가 같아 의구심을 갖는 것을 안다. 2019년에는 실적 부진으로 목표 EVA를 달성하지 못해 아예 PS를 지급할 수 없지만 동기 부여를 위해 특별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PS 예상 규모를 사전에 제공하는 등 소통을 확대하고 회사를 키워 더 큰 결실을 나누는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전날 SK하이닉스 이천 본사에서 열린 M16 팹 준공식에서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자신이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받은 연봉을 전부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SK하이닉스 연봉은 30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현재 최 회장이 반납한 연봉을 어떻게 구성원들과 나눌지 검토 중이다.
최 회장에 이어 이 사장이 이처럼 사내 불만 달래기에 나섰으나 직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특히 노조 등이 EVA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은 EVA는 대외비로 공개할 수 없다고 하자 ‘일방적 통보’, ‘사기를 저하한다’ 등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