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퍼 부차관보, 中 강하게 비판
“中과 단절 안해도 동맹 참여를”
韓에 ‘삼각 안보 동맹’ 재차 강조
미국이 깊어진 중국과의 긴장 관계를 의식한 듯 ‘한미일 삼각 안보 동맹’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한국·일본의) 중국과의 미묘한 관계를 알고 있다”고 언급한 미국은 “중국과 관계를 단절하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악의적 행동을 막기 위해 단결하자”고 주장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1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국제정세협의회(WAC)가 주최한 화상 대담에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과 가진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관계를 안다. 중국을 억제하거나 단절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국대사관 대사 대리를 역임했던 내퍼 부차관보는 동아시아 3국의 관계를 의식한 듯 “미국의 목표는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이 민주주의의 원칙과 가치를 옹호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의 나쁜 행동을 볼 때 이를 비판하고 악의적 행동을 실제로 수용하지 않기 위해 단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 문제를 언급하며 그는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정말로 부응하지 않았다. 중국이 뻔히 지켜보는 상황에서 북한이 석탄이나 석유를 불법 환적한 매우 많은 사례가 있다”며 북한이 대북 제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특별한 책임감을 높이도록 그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또 비공개적으로 이해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내퍼 부차관보가 중국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선 것은 최근 중국과 동맹국 간 긴장 관계가 심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는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호주 군인이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의 목에 칼을 들이댄 합성사진을 게시한 사건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국과 일본, 다른 나라와 함께 나쁜 행위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한국과 일본을 연이어 방문, 미국을 견제하고 나선 것도 미국의 강경 발언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왕 부장은 “세계에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면서도 한국과 일본에 미중 갈등 상황에서의 중립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한국과의 안보 대화 신설 등을 놓고 미국 내에서는 “한국이 한미일 안보 동맹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를 의식한 듯 미국은 최근 한미일 3국이 안보 동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내퍼 부차관보는 전날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나토와 유사한 지역안보본부를 창설할 계획은 없지만,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와의 협력은 환영한다”며 한국을 언급했다.
또 “미국과 한국, 일본은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협력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미국은) 한미일 3국이 역내에서 직면하는 공통 도전과제와 우려를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