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오는 30일 광주에서 열리는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27일 전 전 대통령의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서 “전 전 대통령은 당연히 선고 당일에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이어 “뉴스를 통해 (광주 시민단체와) 광주시장까지 나서서 엄벌을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것을 봤다. 공정성이 우려된다”며 “법원 밖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법원을 압박하는 행위는 안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은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여러 차례 재판에 불출석했다. 지난 2년 6개월 동안 열린 세 차례의 공판준비기일과 18차례의 공판기일 중 인정신문을 위해 단 두 차례 법정에 출석한 것이 전부다. 다른 기일에는 재판장으로부터 불출석 허가를 받았다.
형사 재판 피고인은 성명·연령·주거 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때와 선고기일에는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사전에 불출석 사유를 내고 재판장이 인정하면 재판을 연기할 수 있지만 무단으로 여러 차례 불출석하게 되면 강제구인할 수 있다.
이번 선고공판에 자진 출석 의사를 강하게 표명한 전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승용차를 이용해 서울에서 광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은 사전 추첨을 통해 제한된 인원(우선배정 43석, 일반인 30석)에게만 공개된다. 선고공판 생중계와 법정 내부 촬영은 법원이 전날 불허했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달 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전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30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