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15일 ‘아세안+3’ 정상회의

문 대통령, 다섯차례 정상외교

미중일 정상과 회담 시기 촉각

문 대통령 ‘정상외교’ 본격화…바이든·시진핑·스가 언제 만나나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시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 시계’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미국 대선 국면에서 멈춰섰던 각종 정상외교를 재가동하면서 정권이 바뀐 미국·일본 정상들과의 첫 만남이 언제 이뤄질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우선 12~15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등 아세안 국가 정상을 포함해 다섯차례 정상외교를 이어나간다. 화상으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각국 정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외교가에선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 언제 첫 만남이 이뤄질지 주목한다. 얽히고설킨 양국 관계 개선의 실마리을 찾기 위해선 한일 정상간 만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을 방문 중인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전날(10일) 스가 총리와 면담을 하고 우리 정부가 연내 서울 개최를 추진하는 한중일 정상회담 참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중일 정상회담에 스가 총리가 불참할 수 있다는 일본의 언론보도가 나오는 한일 정상회담 일정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가 징용공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한 스가 총리가 방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는 사실상 한국 정부가 징용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당분간 만날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에 아직 축전 발송 및 정상통화를 하지 못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정식 접촉 시점도 관심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들이 최근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가 이뤄지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과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속도를 내야하는 청와대도 한미 정상간 통화 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어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첫 회담은 내년 1월 20일 새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 정부는 취임식 이전이라도 바이든 당선인 측과 다각적인 접촉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조기 방한에도 촉각을 세운다. 당초 한중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을 추진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지고 있다.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3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를 만나 “시주석의 한국 방문 계획은 여전히 흔들림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중 양국이 코로나19 상황의 안정을 방한의 전제로 삼은 만큼 상황에 따라 시 주석의 방한이 내년으로 미뤄질 공산도 있다.

한반도 정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주요국 정상들의 좌표가 내년 도쿄올림픽에 찍혀 있다는 일각의 관측도 있다. 스가 총리가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중국, 일본, 북한, 미국, 러시아의 정상이 모여 6자 회담을 하는 구상에 관해 “외교상 매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강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