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보건소 직원, 해뜨락요양병원서 검체채취 중 감염
“요양병원, 치매 환자 많은 탓 진료·검사중 보호복 손상 잦아”
전문가 “채취중 비말·에어로졸 통한 감염 가능”
“백신 개발시 의료진이 최우선 접종 대상 돼야”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부산 북구 해뜨락요양병원에서 환자의 검체 채취를 하던 보건소 직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현장 일선 의료진들에 대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료진 역시 채취 과정에서 튄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입자) 등으로 인해 충분한 감염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추가되면서 부산 지역 누적 확진자는 578명으로 집계됐다. 보건당국은 해당 확진자의 정확한 감염 경로 파악을 위한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확진자 81명이 나온 해뜨락요양병원과 관련한 진단 검사 집계가 이날 오후 한 차례 더 진행되는 만큼 추가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해뜨락요양병원의 경우 검체 채취를 진행하던 부산 북구보건소 소속 의료진 1명(부산 567번 확진자)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보건당국은 해당 직원이 지난 13일 해뜨락요양병원 2층에서 환자의 검체 채취를 수행하던 중, 환자가 보호복을 잡아당기는 등 저항하는 과정에서 보호복이 찢어져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치매 등으로 인지장애가 있어 검체 채취 때 협조하지 않는다”며 “진료나 검사 중에 환자 저항으로 보호복이 손상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장의 의료진이야말로 “감염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사람들”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지난 3월 대구에서도 신고된 코로나19 확진자 중 121명이 의료진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다만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이 중 28%에 달하는 34명이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신도라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바이러스와 최일선에서 싸우는 의료진, 역학조사관, 보건소 직원 등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그동안 의료진 감염 사례는 쭉 있어 왔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검체 채취라는 것이 면봉을 코에 넣고 하다 보니 기침과 재채기를 하면서 비말이나 에어로졸 같은 게 나올 수 있어 마스크를 쓰고 보호 장구를 하고 여러 가지 방역 태세를 갖춘다고 해도 조금이라도 틈이 벌어지면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감염 안전지대)는 없다. 과로해 피곤한 사이에 바이러스가 들어올 수도 있다”며 “의료진에게 마스크나 보호 장구 등을 충분히 제공하고,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경우 최우선 접종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