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스트’ 지목된 신모씨, 감사위원·부장판사 만나

로비의혹 파문 확산…신씨에 대한 조사 먼저 이뤄질 듯

청와대 전직 수사관, 또따른 로비창구 의혹…檢수사

검찰, 수사팀 확대 후 어제 첫 구속영장 청구

끝없이 나오는 옵티머스 정관계 연루의혹, 檢수사 어디까지 뻗을까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이 현직 감사원 감사위원과 부장판사 등을 실제로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관계 로비 의혹을 향한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향할 것인지 주목된다.

16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전직 연예기획사 대표 신모(56)씨와 그의 형은 김진국 감사원 감사위원을 만났다. 김 위원은 신씨에게 현직 부장판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신씨는 김재현(50·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로부터 수억원의 자금을 건네받은 인물로, 옵티머스 관계자들은 신씨를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수사는 우선 신씨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주요 직위의 공직자를 만난 것만으로 로비를 벌였다고 볼 수만은 없는 만큼, 당장 신씨가 만난 것으로 알려진 공직자들에 대한 조사를 먼저 할 순 없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정관계 로비가 실제로 있었는지를 파악하는 게 우선인 만큼 어떤 공직자를 만났는지, 만나서 어떤 현안 문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는지에 대한 확인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옵티머스 펀드에 고액을 투자했다고 언급되는 곳들이 정부와 연관된 기관들인데, 이들이 쉽게 십억 단위 투자를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며 “정관계 의혹 수사는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 역시 신씨가 옵티머스와 정관계를 잇는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수사 중이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옵티머스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진 후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신씨는 최근 억울함을 호소하며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 스스로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힌 만큼 조사가 신속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조만간 신씨를 불러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김 대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 근무했던 전직 검찰 수사관 A씨를 만났다는 사실도 파악하고 수사중이다. A씨도 신씨를 통해 옵티머스 관계자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허선아)의 심리로 첫 재판을 받았다. 김 대표 측은 공판 준비기일에서 매출채권이 허위라는 것을 2019년 1월에서야 인식했고, 그 이전에는 알지 못했다며 펀드사기 혐의를 부인했다. 김 대표는 2018년 4월부터 올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2900여명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향후 재판에서 김 대표가 직접 로비 정황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자신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함께 기소된 윤모씨와 책임소재를 다투는 과정에서 일부 로비 정황이 나올 수는 있다.

검찰은 전날 옵티머스 펀드 사기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화장품 업체 스킨앤스킨의 회장과 이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별수사팀’ 규모로 수사팀을 확대한 후 첫 구속영장 청구다. 이들은 투자를 가장해 약 15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150억원이 옵티머스 관계사인 이피플러스에 넘어갔으나 주로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을 막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