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인 “얼마전 경찰 찾아와 불시 순찰”
“아내 이곳 산다고 몇몇 주민들 짐작하고 있어”
“‘조두순’ 묻지 말라”며 손사레도…“조심” 당부
[헤럴드경제(안산)=신주희 기자] 오는 12월 13일 아동 성폭행범 조두순(68)이 출소한다. 조두순이 출소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데다, 그가 “아내가 사는 경기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인근 주민들이 극도의 불안에 떨고 있다. 현재 조두순의 아내가 사는 곳으로 추정되는 경기 안산시 단원구 A동 주민들은 “소문은 들었다”면서도 쉬쉬하는 분위기다.
12일 단원구 A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대부분 주민은 “(조두순이)이 근방에 산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소문일 뿐”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일부 주민들은 ‘조두순’이라는 이름을 언급하자 “모른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자녀와 함께 나들이에서 돌아오던 주민들 역시 조두순에 대해 묻자 손사레를 치기도 했다.
이 아파트 관리인 김모(65)씨는 “조두순이 이곳으로 돌아오는지는 모르겠지만 약 한 달 전쯤 단지 내에서 아무런 사건 사고도 없었는데 경찰이 불시 순찰 점검을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경찰관에게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으니 ‘동네가 괜찮은지 확인 차 왔다’고만 했다. 다들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이곳에 조두순 아내가 살고 있음을 짐작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조 씨가 여기로 온다고 해도 무슨 수로 돌아다닐 수 있나”고 반문하며 “얼굴도 다 알려졌는데 쥐 죽은 듯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아파트 단지 안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남성 B씨 역시 “주민들도 은연 중에 조두순 아내가 여기에 산다는 것을 아는 듯이 말하기는 하지만 루머일 수도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조두순 아내가 사는지)확인이 안 됐으니 더욱 불안하다”면서도 “만기 출소한 사람을 어찌 다시 가둘 수 있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이 아파트 단지 내의 벤치에서 삼삼오오 모여 햇살을 쬐며 이야기를 나누던 주민들은 조두순에 대해서는 쉬쉬했다. 주민 김모(78)씨는 “조두순이 나올 때가 다 됐는데 아내가 이 동네가 아니라 인근 (단원구)C동 주민이다”며 손을 내저었다. 이어 “TV 뉴스로만 들었지 (조두순은)이 동네 사람은 절대 아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해서 못 산다”며 “손자와 손녀 모두 안산에서 사는데 세상이 흉흉한 데다가 조두순까지 출소하니 자식들에게 (조심하라고)신신당부를 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다른 주민인 50대 D씨 역시 “아파트에 아이들과 젊은 부부들이 많이 살고 있다. 조두순이 돌아온다면 큰일”이라면서도 “여기로 돌아온다는 것은 확실하지 않은 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법무부와 지자체가 조두순에 대한 1대 1 보호관찰과 24시간 위치 추적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의 불안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안산시는 연말까지 방범 취약지역 64곳에 감시카메라 211대를 추가 설치한다고 밝혔지만 일부 안산시 주민들은 “안산시에 아예 발을 들여놓지 못하게 해야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인근 안산시 상록구에 거주하는 이모(52)씨는 “아직 초등학생인 막둥이 딸을 봐서라도 조두순이 이 동네에 발을 들여 놓게할 수 없다”며 “지자체가 격리시설이나 보호소를 만들어 시설 내에서만 머물게끔 하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