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보안수사 인력 24%·예산 26% 감소
국가보안법 수사 입건 60명→10명, 기소 0명
“경찰, 해외정보망과 휴민트 부재로 한계 있어”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대공수사권 이전이 가시화 되고 있지만, 정작 경찰의 대공수사 실적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안보에 국가 안보가 구멍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 사이 경찰의 대공인력과 예산이 25% 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대공수사를 맡고 있는 경찰청은 보안국에 과별 조직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6년 625명이던 인력 규모는 2020년 8월말 476명(23.8%↓)으로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예산은 91억에서 67억(26.0%↓)으로 줄었다.
지난 5년간 경찰청과 대검찰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서 경찰의 직접적인 역할도 계속 줄었다.
2016년 경찰은 국보법 위반 인원 167명 중 60명(35.9%)을 입건했으나 2019년에는 단 12명(3.9%)을 입건하는데 그쳤다. 기소 역시 2016년 29명(82.9%)에서 2019년에는 5명(33.3%)으로 떨어졌는데, 그 중 처벌까지 받은 인원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박수영 의원은 “최근 5년간 국가보안법 수사 현황을 보면 문재인 정권 취임 이후 경찰이 제대로 된 보안수사를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경찰이 정권 눈치보기 대공수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실적은 처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가운데 성급하게 여당과 정부가 대공수사권 이전을 논의하고 있어 대한민국 안보가 심히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대부분의 간첩들이 제3국을 경유하거나 거점을 제3국에 두기 때문에 해외 정보가 가장 중요한데, 경찰은 해외방첩망과 휴민트가 없어 북한 간첩의 우회침투 파악과 주요 정보 교환에 큰 한계가 있다”며 “정부는 성급한 정책 결정을 재고하고, 경찰 스스로도 무리한 대공수사권 이전에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