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배터리 공장’ 투자건 논의

현대차와도 합작공장 협력 설득

LG화학 신학철 부회장 인도네시아 투자청장 만난다

신학철(사진) LG화학 부회장이 25일 한국을 방문한 인도네시아 고위급 관계자들과 회동을 갖는다.

인도네시아 배터리 공장 투자 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의 의미는 크다. 인도네시아 고위급 관계자들이 현지 공장의 운영을 앞둔 현대차 고위 인사를 먼저 만난 것도 전략적인 판단으로 분석된다. LG화학과 현대차의 현지 합작 공장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앞서는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신 부회장은 인도네시아 에릭 토히르 국영기업부 장관과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청장과 함께 서울 모처에서 점심식사를 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에는 현대자동차 임원진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LG화학은 인도네시아 측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건물에서 점심식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트윈타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오면서 장소를 옮겼다.

이후 이들은 청주에 위치한 LG화학 오창 공장을 직접 방문한다. 오창공장은 LG화학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생산기술의 허브기지로 한국 수주 물량 대응과 전체적인 물량 조절을 담당하고 있다. 이자리에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과 김명환 LG화학 배터리연구소장 등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에릭 토히르 국영기업부 장관과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청장은 LG화학과 현대자동차 임원진을 연달아 만나며 인도네시아 내 배터리 합작공장 여부에 대해 직접 설득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과 현대자동차는 인도네시아에 합작공장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장 부지 선정 문제 등으로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투자청에서는 배터리 공장을 중부 자바의 바탕(Batang) 산업단지로 유도를 하고 있지만 LG화학 측에서는 현대자동차 공장이 짓고 있는 서부 자바주의 브카시(Bekasi), 카라왕(Karawang)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으로 인도네시아 측은 LG화학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나 공장 투자에 관한 담판을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 공장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의 시장 선점에도 탄력이 예상된다. 내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에서 운영을 시작하는 완성차 공장의 전기차 제조원가 절감과 생산물량 증대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서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인도네시아 고위급 만남이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며 “카헤일링 업체인 ‘그랩’을 비롯해 전기차 생산을 위한 배터리 프로젝트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물론 동남아 내 시장 입지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수·정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