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추미애 법무 장관 아들 특혜 군복무 의혹과 관련해 9일 문재인 대통령을 직접 겨냥, “결단”을 촉구했다. 조국 전 법무 장관까지 언급하며 임명권자인 대통령 책임론을 제기했다. 사실상 추 장관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추 장관 아들 의혹에 공세를 계속했다. 군 관련 핵심 증인의 국회 증언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제가 대통령에게 좀 묻고자 한다”며 “어떻게 정의를 다루는 법무 장관에 연속해서 정의·공정과 거리가 먼 사람을 앉혀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조국 전 장관 논란까지 소환해 임명권자인 대통령 책임론을 주장한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어 “대통령은 아무 말도 안하고 묵인하는 것 같은 태도를 취하는데,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며 “21세기 일반 국민의 수준을 알고 불공정과 불평등에 대한 국민 의식이 어떻다는 것 강조하시고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추 장관 아들딸의 화려한 엄마찬스에 이런 찬스를 쓸 수 없는 부모와 군장병들의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며 국민 감정에 호소했다. 또 “법사위와 외통위 소속 야당 의원실에 친여 매체들의 자료협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며 “더 이상 추 장관을 보호할 수 없다는 손절이 시작된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번 사태의 핵심 증인 중 한명인 당직사병의 증언, 그리고 직접 진술 카드도 꺼냈다. 윤한홍 의원은 “그날 당직이 나 하나였는데 나 말고 누가 진술하겠나. 가야죠”라는 해당 당직사변의 국회 증인 출석 의사를 전했다.
윤 의원은 “추 장관이 사실을 왜곡하고 법적 책임을 운운하면서 공익제보자인 당시 당직사명을 겁박하고 거짓말쟁이로 몰고 갔다”며 “향후 국정감사에서 철저히 이를 따지겠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직접적인 반박이나 언급을 자제해 한발 비껴나는 모습을 보였다. 대신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면 전환을 노렸다. 이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추 장관 논란을 언급하지 않았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공수처법 빅딜론’으로 돌파구를 모색했다.
여당 개별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추 장관 관련 논란을 ‘의혹 수준의 공세’로 평가 절하하는 기조는 계속됐지만, 공수처 시행을 앞세우며 직접적인 언급은 최소화했다. 이재정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추미애 장관 아들 병가 처리 문제는 육군규정도 미군규정도 다 병립할 수 있다”며 “진작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통과시키고 했더라면 이런 의혹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더 철저하게, 정말 조속하게 처리될 수 있었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