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자체 EDI 시스템 설치 불구 130만 사업장 중 서비스 가입 32.9% 불과 KT EDI에 수수료 148억 고스란히 지불
김현숙 의원 “국민들이 불필요한 비용 부담”
건강보험공단의 무사안일한 업무 관행으로 KT로 샌 건강보험료가 148억에 이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담보할 건강보험료가 엉뚱하게 KT로 흘러가 혈세와도 같은 보험료를 낭비했다는 해석이다.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새누리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건보공단은 비용절감을 위해 38억여원을 들여 공단 자체 EDI(Electronic Data Interchangeㆍ전자문서교환) 시스템을 구축하고서도 최근 5년간 KT EDI 서비스 사용에 따른 수수료를 148억이나 낸 것으로 드러났다.
EDI 서비스는 인터넷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건강보험분야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컴퓨터 간 전자문서를 이동시키는 서비스다. 건보공단은 사업장 환경이 달라져 새롭게 신고사항이 생길 때마다 직접 공단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1997년 도입했다.
당초 건보공단과 사업장은 서비스를 업무를 위해 연간 43억원(사업장 38억원, 공단 5억원)의 수수료를 내고 KT망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불필요한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0년 38억원을 들여 자체 EDI 시스템을 구축했다. 자체 시스템을 가동해 같은 해 12월 이후부터는 KT망 사용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지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현재 130만 사업장 가운데 32.9%만이 자체 EDI 서비스에 가입돼 있고 22만개 사업장(17.1%)은 여전히 KT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0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KT 서비스에 가입된 사업장은 무려 75.7%에 달했다. 10인 이상 1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에도 38.9%나 됐다.
더욱이 예산을 투입해 공단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신규사업장의 가입 비중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오히려 신규사업장의 KT 서비스 가입비중이 늘었다. 2010년 8%였던 KT 서비스 가입비중이 지금은 20.4%나 된다.
이에 김 의원은 “예산을 들여 공단 자체 시스템을 만들고서도 사업장들이 KT 서비스에 가입해 수수료가 지출되면서 결과적으로 국민들이 불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공단측의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아울러 “자체 EDI 서비스를 이용하면 추가 운영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KT의 수수료 산정에 대한 적정성 검토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건보공단 측은 “사업장에서 여러 장단점에 의해 KT 서비스와 건보공단 자체 서비스를 선택해 가입하고 있다”며 “KT 서비스를 수년간 이용하다 보니 기존 사업장에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다소 미숙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