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공사 등 실무 대표단 방한 일정 조율 중
“UAE, 바라카 원전에 만족…韓과 협력 의지”
사우디 등 제3국 원전 공동진출 방안 논의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한국이 처음으로 수출에 성공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을 두고 UAE 측이 한국과의 원전 산업 협력 강화를 위한 실무 대표단을 파견하고 싶다는 뜻을 한국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방한해 한국형 원전을 극찬한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장관에 이어 후속 실무 대표단까지 한국을 찾으면서 우리 정부도 UAE와 협력해 중동 지역에 원전을 추가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2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UAE 정부는 최근 외교채널을 통해 한국과의 원전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UAE 원자력공사(ENEC)를 중심으로 한 실무 대표단을 이른 시일 내에 한국에 파견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UAE 측의 요청에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신속한 입국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방역 등의 조건을 협의 중이다.
UAE 측 대표단은 방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등과 만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국내 원전 업계와도 만나 추가 원전 사업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대면이 어려웠던 실무급 간 협의가 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자가격리를 감수하고 방한한 압둘라 외교장관도 방한 때 한국과의 원전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실무급 대표단 파견 의사를 언급한 바 있다”며 “장관급 협의의 후속 실무 협의 차원에서 이번 방한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바라카 원전에 만족하고 있는 UAE 측의 협력 의지가 아주 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맨체스터 시티 FC의 구단주인 만수르 UAE 부총리의 동생으로 국내에 알려진 압둘라 장관은 한 달에 가까운 자가격리를 감수하며 지난 10일 서울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바라카 원전 사업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과의 에너지 분야 협력을 강조했다.
특히 장관 회담에서는 모하메드 왕세제가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방문하며 SNS에 ”한국과의 관계에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한 내용이 언급됐고, 두 장관은 바라카 원전 사업이 양국 관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기도 했다.
UAE는 지난 14일 바라카 원전 2호기를 준공하며 “한국과의 성공적 협력을 보여주는 증표”라고 평가하는 등 한국과의 원전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인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바라카 원전의 성공을 발판으로 중동 내 협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UAE와 한국이 이미 정부 차원에서 제3국 공동 진출에 관한 의견 합의를 이룬 상태에서 이번에 중동 내 추가 원전 사업을 위한 실무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내 다른 국가와의 사업 체결에 UAE가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최근 성공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중동 내 첫 원전인 바라카 원전을 두고 인접국들이 직접 방문하고 우리 정부에도 관련 내용을 문의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인다”며 “UAE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 역시 원전 사업을 주요 외교 의제로 삼고 있는 만큼 양국 간 원전 협력은 더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