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죽음의 바이러스’ 에볼라가 유럽과 미국까지 침투, 지구촌에 공포를 불어넣는 가운데, 공인된 치료제나 백신이 없는 현재로서 유일한 바이러스 감염 방패인 개인 보호장비에 돈이 몰리고 있다.
사상 최악의 에볼라 발병에 의료 보호장비는 사상 최고의 특수를 맞은 셈이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미국은 100만달러를 투입해 성능이 우수한 최신 방어복(해즈맷 슈트)을 개발할 예정이다.
에볼라 사망자를 치료하다 자신도 에볼라에 감염된 간호사가 병원이 제공한 의료 보호장비를 모두 착용하고 있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의료 종사자들 사이에서 더 나은 보호장비를 지급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톰 프리든 국장은 지난 12일 언론브리핑에서 에볼라 감염 원인을 간호사의 안전 규정 위반으로 돌렸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이튿날인 13일 이를 사과하고 각 병의원이 의료진 교육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외원조를 담당하는 국제개발처(USAID)가 의료 종사자들이 에볼라를 치료하다 희생당하는 일이 없도록 감염 방지복 개발을 주문할 예정이다.
지구촌 전역으로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면서 의료 장비 제작 공장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AFP통신은 13일 영국 정부의 주문에 따라 영국 북동부 험버사이드주(州) 주도 헐에 있는 애크로가 10만개의 의료용 보호 슈트, 장갑, 후드 등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은 시에라리온에 파견된 의료진들이 에볼라에 감염되지 않도록 이 보호장비들을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애크로는 서아프리카의 더운 날씨를 감안해 의료 종사자들이 너무 덮지 않도록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 중이다. 새 디자인은 흰색의 전신 슈트로, 기존 슈트와비교해 경량소재를 쓰고, 호흡이 더 편하게 이뤄지도록 개발된다. 애크로 관계자는 “더위 스트레스를 줄여 착용자가 더 길게 일할 수 있게 한다”고 소개했다.
주식 시장에서 에볼라 치료제를 개발 중인 제약사와 의료장비 업체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영국 해즈맷 슈트 제작사 레이크랜드 주식 가치는 이 달 들어서만 160% 뛰었다.
에볼라 보호장비와 관련한 신종 사기도 출현했다. 일리노이에선 “응급팀의 감염 방지를 위한 개인보호장비”를 29달러에 판매한다는 이메일이 돌았다.
일리노이 검찰총장은 “이런 이메일은 사람들의 공포와 걱정을 악용하려는 사기꾼이 만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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