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와 터키의 국경도시 코바니에 이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로 가는 길목인 안바르 주(州)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중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코바니와 안바르가 함락되면 다음 타깃은 바그다드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바 카르후트 안바르 주의회 의장은 IS가 주 영토의 80%를 장악했다고 밝혔다.

IS는 안바르 내 22개 마을과 도시 가운데 20곳을 점거하고 있으며, 이 기세를 몰아 주도인 라마디를 공격하고 있다. 이를 위해 IS는 이라크 북부 도시 모술과 시리아에 배치됐던 병력 1만명을 안바르로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최대 크기의 주 영토를 자랑하는 안바르는 바그다드로부터 서쪽으로 40㎞밖에 떨어지지 않은 전략적 요충지다. 바그다드를 시리아와 요르단으로 잇는 주요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길목으로 물자와 인구가 대규모 이동하는 유통의 중심지다. 또 이라크에서 두 번째로 큰 댐과 군사기지들이 몰려있어 군사적 중요도가 매우 큰 지역이다.

따라서 IS가 안바르를 모두 차지하게 되면 시리아 내 수도로 선포한 라카 시부터 안바르까지 총길이 563㎞에 이르는 영토를 갖게 되는 것이어서 서방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 정부는 그동안 안바르를 바그다드와 라카 사이를 갈라놓는 군사적 완충지대로 간주해왔다.

특히 안바르가 IS 수중에 떨어질 경우 바그다드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이게 됐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이라크군이 바그다드를 전면 통제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이라크에서 이틀 연속 대형 폭탄테러가 터지면서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2일 ABC 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 “IS가 바그다드에 간접 사격할 날이 온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 “미국 군 당국은 바그다드에 대한 전면 공격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지만 IS가 바그다드 인근 지역으로 침투해온 것은 이 같은 위험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시리아 지역에서도 IS 세력은 터키 코앞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바니 쿠르드 정부의 이스메트 셰이크 하산 국방장관은 12일 밤 현재 IS가 코바니 동남부 지역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쿠르드계 파이잘 사리일디즈 터키 의회 의원은 향후 수일 내 코바니가 함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