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살아남기 위한 분투

비대면 일상 활발하게 소통

방역 힘쓴 의료진 희생·헌신

K방역 세계인 눈길 한눈에…

새로운 시대 이끌 동력으로

규제혁신 서둘러야 변화 리드

올해 1월 20일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우리 국민은 이 기간 살아남기(Survival) 위한 분투를 벌였고, 비대면의 일상 속에서도 온라인(Online)을 통해 세상과 활발히 소통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건 묵묵히 환자들을 돌보고 방역에 힘쓴 의료진의 희생(Sacrifice)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S·O·S(Survival·Online·Sacrifice)’는 대한민국이 미증유의 코로나19 시대를 슬기롭게 버텨내고 방역 모범국으로 우뚝 선 힘이 됐다.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한국을 코로나19를 극복한 최초의 국가라고 소개했다.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 광범위한 확진자 추적·검사·치료를 가능하게 한 정부의 시스템 등으로 이를 견뎌 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BC(Before Corona)에서 AD(After Disease)로 전환되는 시기. S·O·S로 축적된 한국의 위기 극복 노하우를 이제 미래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대한민국이 K방역 모델로 세계의 주목을 끌었듯이, ‘언택트(Untact)’를 넘어 앞으로 다가올 ‘뉴택트(New-tact)’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뉴택트 시대는, 무한히 확장되는 온라인의 씨줄 위에 고유한 경험과 내러티브가 있는 오프라인의 날줄이 얹어지는 ‘새로운 접촉’의 시대를 의미한다. ▶관련기사 4·5면

‘뉴택트’는 교육 현장에서 먼저 시동을 걸었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으로 촉발된 원격 수업은 새로운 도전이고 실험이었다. 이를 통해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가 결합된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을 ‘K교육’으로 선도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온라인 수업 실험이 교수, 교사, 학생의 생각를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이제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교육 혁신을 추진해야 할 시점이다. 앞으로 온·오프라인 수업을 적절히 활용한 블렌디드 러닝으로 정착하고 확산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기대했다.

교육뿐 만이 아니다. 경제, 경영, 유통,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에도 고루 ‘뉴택트’라는 기조가 스며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지능정보 사회가 한층 빨리 다가온다는 결과를 낳았다”며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연결, 즉 뉴택트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는 뉴택트 시대로 변화하는 데 대해 “이번 사태 이후 사회가 다양한 상황에도 잘 적응할 수 있게 진화할 것”이라며 “특히 오프라인에서 경험을 중시하고 아날로그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도 충분한 경험과 사회적 활동을 제공하는 다변화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이 했던 선례를 따르지 않고, 오히려 선례를 만드는 일들을 해나간 우리 국민의 뉴택트 시대 리딩 가능성을 평가했다. 다만 이상적인 접촉·비접촉 시대로 나아가긴 위해선 사회 곳곳의 규제를 빨리 걷어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재승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기술도 대부분 오프라인 데이터 기반 위에서 온라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서비스들이어서 이런 방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원격 진료 같은 규제들이 그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 규제 혁신이 선결 과제다. 이게 가능해지면 4차 산업혁명은 기술적으로는 어려운 게 아니어서 충분히 가능하며, 이는 경영 등 사회 전반으로 확장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박상현·주소현·신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