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정지에 20일 장중 하한가 직행

내수 매출 부재·실적 악화 ‘불가피’

삼바·신라젠·티슈진 이어 또 바이오…메디톡스 ‘투자주의보’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여파로 메디톡스 주식거래가 정지되는 등 코스닥시장에 또다시 바이오·제약주 ‘투자주의보’가 울리고 있다. 롤러코스터 주가 움직임에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0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상장사인 메디톡스에 대해 정규시장 매매거래 개시 시점부터 30분 경과시점까지 보통주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실시했다. 메디톡스 주식선물에 대한 매매거래도 장중 일시 정지했다.

이에 메디톡스 주가는 정지 후 거래 재개와 동시에 하한가를 기록하며 13만7000원으로 추락했다. 지난 17일 코스닥시장 내 25위를 차지했던 시가총액 순위는 개장과 동시에 44위로 밀려났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7일 메디톡스의 보톡스(보톨리눔 톡신) 약품인 메디톡신에 대해 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또 시험성적서 조작 위반 행위에 따른 제조 업무정지 3개월 등 행정 처분을 추가할 예정이다. 메디톡신은 2006년 국내 최초로 출시된 보톡스 제품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가는 메디톡스 측이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중지하는 가처분 신청 제기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 하더라도 불확실성 해소까지는 최소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며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김슬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메디톡신 내수 매출이 부재하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현지 인허가를 보유한 국가로의 수출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나 수출 실적 또한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메디톡신의 중국 품목허가 또한 재차 발생한 노이즈로 추가 차질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홍가혜·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보톨리눔 톡신시장 내 점유율 하락이 예상되며 제품신뢰도 및 기업 이미지 측면에서 타격이 예상된다”며 “특히 국내 톡신시장에서 새로운 경쟁 제품이 증가하는 점과 톡신+필러의 제품 번들링 효과 등을 감안했을 때 중장기 사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로 바이오주 투자자들이 또다시 쓴맛을 볼 것으로 우려된다. 메디톡스 지분 40% 정도를 보유한 외국인도 손해가 불가피해졌다.

앞서 바이오주 투자자들은 지난해와 올해에 신라젠의 면역항암제 ‘펙사벡’ 임상 중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코오롱생명과학·코오롱티슈진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판매 중단 등으로 적잖은 손실을 본 바 있다.

강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