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40억원…국내시장 30% 이상 차지

허가 취소되면 해외시장 진출도 브레이크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제제(이하 보톡스) ‘메디톡신주’에 대해 잠정 판매정지 처분이 내려지면서 보톡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된다. 메디톡신주의 매출액이나 보톡스 시장에서 차지하던 무게감 등을 고려했을 때 시장 재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식약처는 메디톡신주에 대해 잠정이지만 제조 및 판매, 사용 중지 및 품목허가 취소에 대한 행정처분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메디톡스는 식약처에 대해 집행정지 신청 및 명령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메디톡스측이 검찰의 기소 내용을 뒤집을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는 한 품목허가 취소의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만약 메디톡신주가 최종 허가가 취소되는 상황이 오면 제조사인 메디톡스가 받게 될 충격은 크다. 메디톡신주는 메디톡스가 지난 2006년 국내 최초로 개발에 성공해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보툴리눔톡신 제제다. 제품과 기업명에서 알 수 있듯 메디톡스에게 메디톡신주는 한 개 제품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메디톡스에 따르면 허가 시부터 지난 2019년까지 생산한 메디톡신주는 1690만 바이알에 이른다.

특히 메디톡스의 지난 해 매출액 2059억원 중 보톡스와 필러 매출은 93%가 넘는 1917억원을 기록했다. 메디톡스에게는 사실상 보톡스와 필러 매출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메디톡신주가 허가 취소되면 국내 보톡스 시장 판도 변화는 불가피하다.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기준 1470억원이다. 이 중 휴젤이 610억원 정도로 1위이고 메디톡스는 540억원대로 2위다. 국내 보톡스 시장 대부분을 1~2위 업체가 차지하는 셈이다. 여기서 만약 2위 기업이 빠지게 되면 1위 업체가 시장을 독식하거나 다른 업체가 치고 올라올 수 있다.

특히 국내 보톡스 시장은 성장세가 큰 곳 중 하나다. 미용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들에게 보톡스는 필러와 함께 대표적인 미용시술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에 지난 2016년 860억원 규모였던 보톡스 시장은 지난 해 147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전 세계 보톡스 시장 규모는 약 4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더구나 국내에서 허가가 취소되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인 중국 시장 진출도 불투명해진다. 미국 임상3상을 진행 중인 과정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디톡스에서 메디톡신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기업 이미지 하락으로 병원 의사들도 이 회사의 제품 사용 자체를 꺼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